이준석-이낙연 '제3지대 정체성' 기싸움…'빅텐트' 휘청
비전대화 연기…개혁미래당 창당에 3자 구도 이견
"무임승차로 대화"…당명 이어 주도권 싸움 계속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제3지대 빅텐트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비전대화 협의체'가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가칭 개혁미래당 등 두 개 '중텐트'의 주도권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혁신당과 가칭 새로운미래·미래대연합이 합의한 비전대화 협의체 첫 회의는 지난 28일에 열 예정이었으나 30일로 연기됐다. 이후 30일 회의도 미뤄졌다.
비전대화 협의체는 거대 양당을 나온 제3지대 세력들이 공통의 정체성을 확보해 합당·연대로 나아가기 위한 기구로 해석됐다. 공통의 정치적 가치를 공유하지 않은 채 합당으로 이어질 경우 단순 이합집산으로 비쳐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양측이 이견을 쉽사리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비전대화가 중단된 사유 중 하나로는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의 개혁미래당 공동 창당 선언이 우선 꼽힌다.
당초 3자 간 대화로 추진된 비전대화이지만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이 공동창당을 선언한 만큼 양자 간 협의로 개편돼야 한다는 게 개혁신당 측 입장이다. 반면 개혁미래당 측은 공동 창당을 선언할 당시 비전대화를 3자 간 대화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보인 바 있다.
새로운미래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까지 3자 대화였는데 양자로 대화해야 하는지가 정리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물밑으로는 연락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대화가 멎은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비전대화의 주제를 두고도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비전대화 첫 주제는 기득권 정치 타파였으나 개혁신당 측에선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공약을 주제로 토론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대화의 주제나 구도 등을 두고 양측의 주도권 싸움이 계속되는 셈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개혁미래당이 공동 창당 선언을 할 때도 당명에 개혁이 들어가는 것을 두고 "무임승차는 지하철이든 당명이든 곤란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양측이 서로 필요성을 인정하며 '러브콜'을 보내던 예전과 달리 기싸움이 장기화화면서 합당이나 연대가 결국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개혁신당 원내대표를 맡을 예정인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는 전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개혁미래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저는 상상 자체를 안 한다. 선거 전에 갑작스럽게 출현한 정당들이 합종연횡으로 신뢰받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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