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성동을·마포갑, 부산 중·영도…국힘 경선 '핫플'

서울 중·성동을 하태경·이혜훈·이영 경쟁…마포갑 전·현직 4명 도전
부산 중·영도 '무대' 김무성 출마…TK 최경환·유영하 등 친박 등장

서울 중·성동을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왼쪽부터),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제22대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에서 수도권과 영남 등 일부 지역을 두고 벌써부터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30일 여권에 따르면 서울 중·성동을, 마포갑, 송파갑 등에서는 치열한 내부 경쟁이 예상된다. 부산에서는 중·영도가, TK(대구·경북)에서는 친박계의 움직임이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서울 중·성동을 지역은 현재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다. 여권에서는 지상욱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아왔는데, 최근 그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여권에 무주공산이 되자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여권의 장관, 전·현직 중진 의원들의 출마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3선 이혜훈 전 의원으로, 그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중·성동을 부활에 정치인생 걸겠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전 의원은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으며, 지난 총선에서는 동대문을에 출마해 낙선했다.

전날(29일)에는 부산 해운대갑에서 3선을 지낸 하태경 의원이 이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하 의원은 앞서 험지출마를 외치며 서울 종로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당 지도부가 "수도권 인물난을 이유로 지역구 조정을 요청했다"며 이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21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같은 날 "윤석열 정부의 디지털 경제 공약과 과학기술 공약을 설계했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역별 맞춤형 발전 전략을 가장 잘 세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중·성동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같은 출마러시는 직전 당협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상대적으로 당내 경쟁을 치르는 데 부담이 적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에 출마를 선언한 3명의 인사들 모두 이 지역에서는 첫 번째 도전이다.

또한,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득표율차가 4.7%포인트(p)로 상대적으로 작았고, 지난 2016년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이 승리해 여권에 해볼 만한 지역이라는 점도 이들의 출마선언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 마포갑에서도 전·현직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재선 이용호 의원, 초선 조정훈·최승재 의원 등 현역 의원 3명이다. 여기에 신지호 전 의원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마포갑은 현역 노웅래 민주당 의원이 17, 19~21대까지 4선을 지낸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하지만 노 의원이 뇌물수수 등 협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여권에 불리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여권의 도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이 지역에서 당선됐던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충남 홍·예산에 출마하면서 여권에 빈자리라는 점도 연이은 출마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용호 의원은 전북 남원·임실·순창에서 재선을 지냈고, 조정훈·최승재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이다. 신지호 전 의원은 서울 도봉갑에서 한 차례 국회의원을 지냈다. 중·성동을과 마찬가지로 도전자 모두 이 지역에서는 첫 번째 금배지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김웅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여권에 공석이 된 서울 송파갑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안형환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기로, 대통령 친구로 알려진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 등이 도전장을 냈다.

텃밭으로 꼽히는 영남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중·영도에는 윤석열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조승환 예비후보, 검사 출신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지낸 박성근 예비후보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여권의 거물로 평가받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출마해 관심을 끌고 있다. 대표적 경선주의자인 김 전 대표는 당내 경선을 요구하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TK에서는 친박계 인사들이 주목된다. 한때 친박 좌장으로 불렸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전날 경북 경산출마를 공식화했다. 이곳은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다. 여기에 조지연 대통령실 전 행정관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유영하 변호사는 대구 달서갑에 출마해 현역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과 경쟁한다. 박 전 대통령은 내달 5일 대구에서 북콘서트를 개최하는데 여권에서는 유 변호사를 지원하기 위한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