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탈당파 'DJ 쟁탈전'…정통성으로 차별, 제3지대 세결집 유도

전병헌 "민주당엔 김대중, 노무현 정신 없어" 민주당 탈당
신당 창당 이낙연 "김대중의 민주당은 죽었다. 재건 필요"

전병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탈당파가 민주당 뿌리이자 호남의 상징으로 통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DJ)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민주당 탈당의 명분을 확보하고 제3지대 세 결집을 위해 저마다 'DJ 후계자'를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대중 정부 국정상황실장과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전병헌 전 민주당 의원은 전날 "민주당엔 더 이상 김대중·노무현 정신은 남아있지 않다"며 "37년을 몸담은 민주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전 전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단순히 민주당도 싫고 국민의힘도 싫은 사람들을 모으는 정당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필요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제3지대 정당으로 세워나가는 데 숨은 역할이라도, 작은 뒷받침이라도 열심히 하겠다"며 신당 입당을 시사했다.

40년 민주당원이었던 염국 전 60년민주당계승위원회 수석부위원장도 24일 "민주당의 산증인인 제가 봐도 이재명의 민주당은 김대중의 정신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어 "저는 이제 이곳을 떠나 새로운 정치를 통해 김대중의 정신을 되살리는 일에 여생을 다하겠다"며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미래대연합에 합류키로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주도한 새로운미래도 DJ 정신을 연일 부각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4일 광주시 기자간담회에서 "호남인들이 자랑스러워했던 김대중의 민주당은 죽었다. 김대중의 민주당은 현대에 맞게 재건할 필요가 있다"며 신당 창당의 배경을 분명히 했다.

동교동계인 이석현 새로운미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CBS 라디오를 통해 "동교동 좌장인 권노갑 고문도 '원로들이 지금 민주당은 민주당이 아니라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는 말씀을 했다"며 "아무데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끌어다 붙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DJ 쟁탈전'은 민주당 탈당 명분을 쌓고 제3지대 결집을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당 내에서 전통성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며, 민주당계 정당에 최초로 정권을 안긴 대통령이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