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민주, 50인미만 중대재해법 유예 절박한 외침 귀 기울여야"

"격차해소 노력도 않은 채 일률적용은 정치가 제 역할 못하는 것"
"민주, 문 정부 때도 무산된 산업안전보건청 추가 조건으로 내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김예원 기자 = 국민의힘은 야당과 논의에서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한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유예 법안에 대해 "(대기업과 50인 미만 사업장) 양자 간 격차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그 격차를 해소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소규모 작업장까지 적용하려는 건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충분한 자력과 인력을 갖춰서 이 법률에 따른 조치를 얼마든지 취할 수 있는 대규모 사업장이나 대기업들이 있다. 반면 그럴 자력과 인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 대부분인 50인 미만 사업장들과 그 종사자들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저는 중대재해로 인한 피해를 막아야 하는 점에서 누구보다 공감한다. 대부분의 국민들께서도 공감하실 것"이라면서도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 모레부터 대기업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이 법률을 적용할 경우에는 소상공인 그리고 거기에 고용돼 있는 서민들에게 결과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점에 대해선 민주당도 인정할 것이라 생각된다"며 "이 법을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하는 것을 2년간 유예할 것을 다시 한번 민주당에 강력히 요청다"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어제 중처법 유예안을 두고 여야가 협상을 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중소기업계가 목이 메일 정도로 호소하고 있고 어제는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나서서 유예안 처리를 국회에 고개 숙여 요청했다. 그럼에도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려는 민주당에 비정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당초 정부의 사과, 법 시행을 위한 구체적 계획과 재정 지원, 2년 뒤 반드시 시행한다는 정부와 경제단체의 약속을 요구했다"며 "이에 당정은 1조2000억원 직접 재정 투입을 비롯해 관련 전문인력 양성, 안전 장비 및 설비 지원 등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과제들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발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민주당은 당정의 대책이 발표되자마자 산업안전보건청(산안청) 설립을 추가 조건으로 내놨다. 지금은 애초에 내세웠던 조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산안청은 민주당이 다수 여당이던 문재인 정부 시절 때에도 검토했지만 유관기관 간 혼선 우려, 부처 간 이견 조율 실패, 공무원 증원과 예산확보 문제 등으로 추진이 무산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렇게 어렵고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사안을 83만7000여개 중소기업의 운명이 경각에 놓인 이때, 이걸 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그럼에도 산안청 설립을 고집하는 건 애초에 유예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도 "중처법 처리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며 "제발 민주당이 현장의 절박한 외침을, 그 외침에 귀 기울여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처법은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사망 또는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를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당초 오는 27일부터 50인 미만 기업에도 적용하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 정부·여당은 유예를 결정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법 개정이 필요해 여야는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야당에선 산안청 설치 등의 조건을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

만약 중처법 적용 유예 법안이 25일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오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에서도 법이 적용된다. 이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전날 여야 원내대표를 찾아 중처법 적용 유예를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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