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제2의 차명진' 경계령…민주 '총선 막말'에 '레드카드'
친명계 자객 공천에 상대 향한 막말 논란까지…내전 격화
'총선판 악재 될라' 선제적 조치하는 공관위…감산 가능성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막말로 인한 계파 갈등 조짐에 경고장을 날렸다. 당내 통합을 가로막는 '헤이트 스피치'(혐오 표현)가 반복될 경우 공관위가 불이익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24일 민주당에 따르면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입후보자 간 인신 공격과 상호 비방에 단호하고 엄격히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관위는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안팎에선 '자객 공천'을 둘러싼 당내 잡음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공천 과정에 접어든 민주당은 '친명계 자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기에 상대 후보자를 향한 막말 논란까지 더해져 갈등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총선 때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도를 넘는 언행은 늘 있었다. 다만 대상이 경쟁자가 아닌, 상대 당에 국한됐었다.
지난 제21대 총선 당시 민경욱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섞어 맹비난해 물의를 빚었다. 같은 당 나경원 후보는 과거 문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를 낮잡아 지칭하는 '달창'을 언급해 구설에 올랐다. 이 밖에 차명진 후보는 세월호 비하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세 후보는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번 제22대 총선에선 지역구 경쟁자를 직접적으로 비난하며 내전이 크게 격화되고 있다.
친명계 이수진 의원은 서울 서대문구 갑에 출마 의사를 철회하고 비명계 윤영찬 의원이 버티고 있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을에 출마를 선언했다. 이수진 의원은 "민주당에 배신과 분열의 상처를 주며 민주당의 이름으로 출마하겠다는 상황은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윤 의원을 직격했다.
당초 윤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 '미래대연합'을 준비 중인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 공동 행동을 하기로 했으나 막판에 잔류를 택한 바 있다.
이에 윤 의원은 "갑자기 지역을 바꿔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아무런 명분 없는 선사후사일 뿐"이라며 공방전을 예고했다.
친명계 양이원영 의원 또한 "기존의 지역 정치인은 시민들의 역량과 의지를 방치해왔다"며 비명계 양기대 의원이 있는 경기 광명시 을에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양기대 의원 측은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총선판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공관위가 선제적인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임혁백 위원장이 첫 회의에서 "계파 배려는 없다"며 분명히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공천 과정에서 막말 논란이 계속된다면 공관위가 후보자에게 감산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선 컷오프(공천 배제)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관위 관계자는 뉴스1에 "당내 분란을 심하게 일으키거나 실제 문제가 돼서 심각하다고 판단 되는 부분이 있다면 정성 평가 안에서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선거의 특수성에 맞춰 두루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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