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압박하던 친윤계도 기류 변화…韓에 힘 싣기
이철규 "오해였을 뿐, 봉합되리라 믿어"…이용, 기자회견 돌연 취소
단체 대화방 저격·"드릴 말씀 없다"에서 분위기 급전환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충돌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한 위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던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소통 과정에서의 오해일 뿐이고 결국 봉합될 것이라며 한 위원장에게 힘을 싣는 모습이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분위기로 볼 때 소통하는 과정에 조금씩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오해는 금방 풀리고 국민과 당원을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잘 수습되고 봉합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 위원장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실이나 우리 당이나 다 같이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지 사리사욕으로 일하는 게 아니지 않냐"며 "국민을 위하기 때문에 문제없이 잘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 당은 당대로, 당대표는 당대표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국민들을 위해서 할 일을 잘해 주시면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갈등을 수습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너무 나간 이야기"라며 "기우에 불과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의원은 이날 오전에 예정돼 있던 당내 현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더이상의 확전을 자제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당내 '윤심 메신저'를 자처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충돌 국면에서 한 위원장에 대한 문제제기에 나서던 친윤 의원들의 분위기가 급격히 전환된 모습이다. 논란이 확산될 수록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총선을 78일 앞둔 당 모두 공멸할 거란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용 의원은 지난 21일 당 소속 의원 전원이 속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한 바 있다. 이철규 의원도 전날 갈등의 배경으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하라고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생각이 다르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한 위원장이 사퇴할 상황이라고 보냐'는 질문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비주류 의원들을 비롯해 당내 전반적인 분위기도 한 위원장 체제를 옹호하며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주장에 쏠려있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두 사람 관계를 속속들이 알지 못하지만 언론을 보면 목숨을 걸고 싸운 전우 같은 사이 아닌가"라며 "오해가 잘 풀리고 총선 승리를 위해 단합하리라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위원장의 사퇴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고 본다"며 "우리는 흔히 과거에 있었던 일을 근거로 해서 현재를 판단하고 평가하는데 (앞서 사퇴했던 김기현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와는) 기본적으로 조건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 사람의 충돌에 대해선 "봉합될 거라고 본다"며 "서로 서운한 감정은 결국 두 분이 푸셔야 한다. 만나시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도 사퇴 요구에 대해선 "(한 위원장이) 만에 하나 사퇴한다면 이번 선거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현재 전국에서 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아주 큰 혼란들을 느낄 것이고, 3당 움직임까지 있어서 혼란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용호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두 분이 오해를 풀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해법은 한 위원장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뵙고 서로 사정을 설명하고 인간적으로 말씀드리고 풀면 금방 풀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은 한 위원장에게 사퇴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의 책임론을 꺼냈다. 이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비서실장이 앞장서서 수행한 것인데, 그건 보좌를 잘못한 것"이라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sinjenny9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