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한동훈 '이틀째 충돌'…"사퇴요구 거절" 공개 발표

한동훈 "임기 총선 이후까지"…김 여사 가방 수수 의혹 입장 고수
尹 감기 기운 토론회 불참…일각선 한 위원장 충돌 여파 보기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노선웅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충돌하면서 여권이 혼란에 빠진 양상이다.

한 위원장은 22일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절한 뒤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라고 분명히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열리는 민생토론회에 감기를 이유로 불참했으나 정치적 해석들이 붙고 있다.

이날 여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을 향해 사퇴 요구가 나온 건 전날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 위원장의 비공개 회동에서다. 이 자리에서 이 실장은 한 위원장의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 대응에 섭섭함을 표하며 사퇴해달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의 마찰은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은 비대위원에 임명된 후 언론 인터뷰에서 김 여사를 공개 비판했다. 김 위원은 지난 17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프랑스 혁명이 왜 일어났을까.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난잡한 사생활이 드러나면서 감성이 폭발된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특히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자리에서 김 위원을 서울 마포을 출마자로 직접 공표하자, 해당 지역구 당협위원장인 김성동 전 의원이 반발했다. 이후 전현직 의원들은 물론 친윤계와 대통령실에서 공천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한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자신의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며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정 갈등 요인으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번도 변한 적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당무개입이란 비판에 대해서는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며 "그 과정에 대해서는 사퇴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오늘 민생토론회를 약 30분 앞두고 불참을 전하면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토론회를 주재한다고 공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감기 기운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불참 사유에 대해 전날 한 위원장과 충돌에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실은 한 비대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 "용산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면서도 "지지 철회 논란과 관련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