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진 연이은 불출마 선언…'물갈이' 신호탄 될까

3선 김민기·재선 임종성 불출마 행렬 동참…"총선 승리 힘 보태겠다"
586 용퇴론 다시 수면 위로…이재명 "운동한 게 잘라야 할 이유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4.1.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총선 공천을 앞두고 '세대교체론'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출마를 희망하는 이른바 '올드보이'들은 숨죽여 그 여파를 주시하는 모양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6선 의원 출신의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을 시작으로 전·현직 중진 의원들이 불출마 행렬에 동참했다.

이날 3선 중진 김민기 의원(용인시을)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현역 의원으로는 8번째, 3선으로선 처음이다. 그는 "3선 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희생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다. 제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리를 비켜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에 도움을 많이 받았고 이제 헌신해야 할 때"라며 "다른 생각은 없다. 오로지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검사 정권을 제압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재선의 임종성 의원(경기광주을)도 이날 총선 불출마를 알렸다. 현역 의원으로 9번째다. 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마 의사를 표명하며 "제가 한 걸음 물러나는 게 부족한 저를 품어준 당과 당원 동지, 광주 시민에 대한 도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 저에 대한 여러 논란에 억울한 부분도 있고 사실과 다른 부분도 많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제 앞에 놓인 혼돈을 정리하고 다시 당당하게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이 언급한 '논란'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돈 봉투를 수수한 혐의로 임 의원을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연이은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에 '586 용퇴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국회의장을 지낸 6선의 박병석 의원과 4선 김진표 현 국회의장, 4선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 행렬에 동참하며 '세대교체론'에 힘을 보탰다.

그간 586 용퇴를 앞세운 세대교체론이 꾸준히 언급되긴 했지만 관련 논의가 진척되지 않으며 주목받지 못했다. 총선기획단에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르긴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현재 공천관리위원회에 공을 넘긴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세대교체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말을 아끼고 있다. 세대교체론 카드를 꺼내들었다간 현역 중진 의원들은 물론 출마를 노리는 올드보이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탓이다.

실제 이번 총선을 통해 중앙 정치무대로 복귀하려는 올드보이들은 이미 출전 준비에 들어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전남 해남·완도·진도 출마를 선언했고, 4선 출신에 17대 대선 후보까지 지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도 전북 전주병에서 5선 도전을 선언했다.

5선 의원에 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전 의원은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고, 역시 5선 의원 출신에 당대표까지 지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출마 지역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도부가 세대교체론을 띄울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지역에서 지지세가 탄탄한 현역 중진들이 탈당 후 야권 제3지대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대교체론을 내세울 경우 혁신은 챙길 수 있지만 실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관련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도 용퇴론에 대해 "나도 586인데 운동한 게 잘못한 것도 아니고 잘라야 할 이유인가"라며 "그 정의도 정해진 게 없지 않나"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dahye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