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공천심사 앞두고 중진들과 연쇄 회동…'용퇴' 이끌어낼까

3선 시작으로 4·5선 중진의원 잇단 만남…'헌신' 메시지 주목
비(非)정치인 한동훈·정영환 체제…대규모 '인적쇄신' 앞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3선 의원 오찬 모임을 갖고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1.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총선 공천 물갈이 대상이 될 중진 의원들과 회동을 시작했다.

당 운영에 대한 조언을 듣는 자리라는 게 한 위원장의 설명이지만, '헌신'을 강조했던 한 위원장이 공천심사를 앞둔 시점에 '인적 쇄신' 대상으로 꼽히는 중진 의원들을 만나면서 이번 만남이 중진 의원들의 용퇴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3선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했다. 오는 17일에는 4·5선 의원들과 만난다. 새해 시작과 함께 전국 순회일정에 나섰던 한 위원장은 인천과 서울 등 수도권 일정만 남겨두고 중진 의원과 만남이라는 새로운 정치적 일정에 나서는 것이다.

당은 이번 만남이 정치권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는 한 위원장이 10년 이상 국회의원을 지낸 중진 의원들의 '지혜'를 얻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만남이 중진 의원들의 쇄신 반발을 최소화하고 용퇴를 이끌기 위한 한 위원장의 사전 작업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공천관리위원회 첫 회의를 하루 앞둔 '시점'과 앞선 한 위원장의 '헌신' 발언이 이번 만남과 연계되면서다.

여권에서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 대대적 인적쇄신이 예상된다. 특히 선거 때면 쇄신 대상으로 분류되는 중진 의원들의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 위원장과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모두 비(非)정치인 출신으로 기존 정치권에 '빚'이 없어 중진 의원들에 대한 인적쇄신에 걸림돌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위원장이 앞선 전국 순회 일정 중 '헌신'을 강조한 것도 인적쇄신, 중진 의원들의 용퇴 여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위원장은 앞선 전국순회 일정에서 "우리 당의 자산과 보배들에 필요한 헌신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여권에서 용퇴를 선언한 의원은 장제원, 김웅 의원에 불과하다. 이 중 중진 의원은 장제원 의원(3선) 뿐이다. 반면 20명이 넘는 영입인재와 대통령실을 비롯한 현 정부 출신 인사들의 총선 준비는 더욱 바빠지고 있어 중진 의원들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 위원장과 중진 의원들은 첫 회동에서 용퇴 관련 논의는 없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 위원장은 3선 의원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을 이끄는 과정에서 건설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셨고 제가 들었다"고 말했다.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 등 헌신을 요청했느냐는 물음에는 "헌신을 요구할 만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도 이에 대한 질문에 "공개적인 자리였다. 그런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