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경쟁 시작…'현역 없는' 무주공산 지역 쟁탈전
불출마·의원직 상실 등 공석 지역구 국힘 6곳 민주 6곳
김웅 빠진 송파갑엔 석동현, 하태경 공백 해운대갑은 주진우 출마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2대 총선을 3개월 앞둔 12일 정치권이 본격적인 총선 공천 준비 작업에 접어들었다.
국민의힘은 전날(11일) 공천 작업을 총괄할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날 총선기획단 활동을 마치고 공천 작업을 공관위에 넘겼다.
여야가 본격적인 쇄신 공천 경쟁을 시작하면서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에도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12일 기준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 등으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는 △서울 송파갑(김웅 국민의힘 의원) △서울 중구성동구갑(현역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서울 서대문갑(우상호 민주당 의원) △경기 여주양평(김선교 전 국민의힘 의원) △경기 용인갑(정찬민 전 국민의힘 의원) △경기 용인정(이탄희 민주당 의원) △경기 의정부갑(오영환 민주당 의원) △세종갑(홍성국 민주당 의원) △대전 서구갑(박병석 민주당 의원) △부산 사상(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부산 해운대갑(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부산 중영도(황보승희 무소속 의원) 등 총 12곳이다.
여권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은 최근 김웅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공백이 생긴 서울 송파갑이다. 이곳에는 윤석열 대통령 40년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출마가 유력하다. 18대 총선에서 그의 배우자 박영아 전 의원이 당선된 곳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는 노무현 정부 국정과제 비서관을 역임한 조재희 전 비서관 1명만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전 이후 민심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는 부산도 관심 지역이다. '부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해운대갑은 하태경 의원이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빈 자리가 됐다. 민주당에서는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국민의힘에선 윤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 출마가 거론된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탈당하고 불출마 뜻을 밝힌 황보승희 의원 지역구 부산 중·영도도 후보들 간에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중·영도 출마를 시사하고 있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대표의 출마 여부가 선거 판세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반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친윤(윤석열) 핵심 장제원 의원 지역구 부산 사상에는 장 의원의 공백을 메울 만한 인물이 아직은 없는 상황이다. 사상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옛 지역구이기도 한 만큼 국민의힘 3명, 민주당 3명, 진보당 1명 등 총 7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표밭을 갈고 있다.
정찬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8월 인허가 관련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기 용인갑의 경우 이상식 전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 이동섭 전 의원, 김희철 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 등 총 11명의 후보자가 등록을 마쳤다. 김선교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공석이 된 경기 여주양평에선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해 4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야당에선 홍익표 원내대표가 험지 중의 험지 서초을 출마를 선언하면서 중구성동구갑이 공석이 됐다. 민주당에선 박양숙 전 서울시 정무수석이, 국민의힘에선 권오현 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중성동갑은 분구 가능성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는 지난달 중구-성동구갑, 중구-성동구을 선거구를 중구-종로구, 성동구갑·을로 개편하는 내용의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같은 안이 확정되면 지역구 조정이 이뤄지는 만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6선의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의 지역구 대전 서구갑과 4선의 우상호 의원의 지역구 서울 서대문갑, 초선의 오영환(경기 의정부갑)·이탄희(경기 용인정)·홍성국(세종갑) 의원 지역구도 현역 의원의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비게 됐다.
대전 서구갑에는 11명의 예비후보가 몰렸고, 서대문갑에는 예비후보 4명이 등록을 마쳤다. 의정부갑에는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역대 총선 때마다 무주공산 지역구는 주로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돼 왔고, 이번 총선에서도 이런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권력공백이 생긴 지역구는 기존 현역 의원 소속 정당이 유리한 꽃밭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장관급 인사들, 대통령실 참모들, 법조인 출신들이 대거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역 의원이 떠난 지역구나 대구경북(TK), 강남 등 양지에선 외형은 경선인데 실제 내용은 단수 공천이나 다름없는 방식으로 공천 과정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낙연 전 대표 탈당과 신당 창당 선언을 계기로 친명(이재명) 비명 간 계파 갈등이 재점화된 민주당에선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당대표 측근들의 전략공천이 이뤄질 경우 '낙하산 공천'이라는 반발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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