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부산행…"엑스포에 흔들린 텃밭 민심 사로잡아라"

지역 순회일정 중 첫 1박2일…현장 비대위도 첫 개최
산업은행 이전 추진의사 밝힐 듯…가덕신공항 추진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충북 단양군 구인사를 찾아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2주년 봉축법회가 열리는 광명전으로 향하고 있다. 2024.1.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을 방문한다. 새해 시작과 함께 각 지역을 순회 중인 한 위원장이 1박2일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부산에서 첫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의도 진행한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로 흔들리던 지역 민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을 계기로 '지역 홀대론'이 부각되면서 수습되는 모습을 보이자, '텃밭' 부산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전략적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여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10일~11일 1박2일 일정으로 부산을 방문한다. 한 위원장은 첫날 경남 창원에 있는 국립3·15 민주묘지 참배와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부산으로 이동한다.

한 위원장은 부산에서 '부산 미래 일자리 현장 간담회'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 등 2차례 간담회를 진행, 지역 현안을 살핀다. 저녁에는 부산 남포동 비프(BIFF)광장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다. 다음날에는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진행한다.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 1박2일 지역 방문과 현장 비대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새해 시작과 함께 대전, 대구, 광주, 경기, 강원 등을 차례로 방문했지만, 이들 지역은 당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한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지역 민심 잡기 행보다. 부산은 현역 의원 18명 가운데 15명이 국민의힘 의원 소속으로, 여권의 '텃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윤 대통령 출범 이후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등으로 인해 지역 민심이 요동치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앞서 윤 대통령이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사과문을 발표하고, 부산을 직접 방문하면서 여론달래기에 나선 것도 이같은 여론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으로 반전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발생한 이 대표 피습 사건 발생 이후,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으면서 "지역 의료체계를 무시했다"는 '지역 홀대론'이 불거진 상태다.

한 위원장은 이번 방문에서 지역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적극 표명하며 표심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은행 부산 이전 관련 메시지로 이 대표와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됐지만, 여야 이견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대표는 부산 방문에서 산업은행법 개정안과 관련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지역의 비판을 받았다.

여당을 이끄는 한 위원장이 이에 대한 적극적인 추진 의사를 밝힐 경우, 이 대표의 ‘지역 홀대론’과 비교되면서 지역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숙원 사업인 가덕신공항 건설 지원에 대한 메시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이 부산 방문에서 가덕신공항 정상 추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박상우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가덕신공항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발의를 추진 중인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에 부처의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메시지도 유력하다.

한 위원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향후 진행될 부산지역 공천 전략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텃밭으로 분류되는 만큼 현역의원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당무감사에서 하위권을 기록한 의원들의 명단이 공공연히 떠돌며 이들의 교체설이 이어지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일정은 부산 민심에 대한 여권의 중요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엑스포 유치실패로 인한 지역민심을 다독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