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비윤계 첫 총선 불출마…당내 확산 가능성은 낮을 듯

장제원·한동훈 불출마 선언도 현역 불출마로 이어지진 않아
공관위 구성까진 숨 죽일 듯…"공관위 물갈이 메세지가 관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4.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김웅 국민의힘 의원(초선·서울 송파갑)이 8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엔 친윤(친윤석열 계) 의원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에 이어 두번째 불출마다.

그러나 비윤계인 김 의원의 결단이 당내 불출마 선언 확산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많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를 묻는다"며 "제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그래서 저는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2020년 유승민 전 의원이 새로운보수당 시절 직접 영입했던 총선 1호 인재였다.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 등이 미래통합당으로 합쳐지면서 송파갑 단수 공천을 받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됐다.

그간 김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윤리위 징계,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정부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겨냥해 쓴 소리를 해왔다.

김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비윤계 현역 의원 중에선 처음이고, 국민의힘 전체 현역 의원 중에선 장 의원에 이은 두 번째다. 장 의원은 지난달 12일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주기를 부탁드린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불출마 결단이 당내 의원들의 불출마로 확산하진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 의원이 비윤계인 데다가 대통령실과 당 내에 대한 비판을 꾸준히 해왔던 점을 고려했을 때 불출마 선언이 예상치 못했거나 갑작스러운 결과는 아니란 판단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 의원의 결단이 불출마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며 "김 의원은 오래 전부터 그 결심을 해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 아무래도 의원들은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장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도 당내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김기현 전 대표가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당 대표직을 내려놨지만 지역구 출마에 대한 의지는 꺾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지역구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울산의 발전과 남구의 미래를 위해 챙겨야 할 일에 더욱 전념하려 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역 물갈이 본격화는 시간 문제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한 위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비례대표와 지역구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물갈이를 시사했다. 게다가 최근 한 위원장이 이철규 의원이 맡고 있던 인재영입위원장까지 직접 맡겠다고 했고 계파색이 옅은 초선 장동혁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한 건 공천 물갈이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왔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회가 공관위원 임명을 마치고 정식 발족하면서 한 위원장의 기조가 반영된 공천룰을 정하면 현역 물갈이는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공관위원장으로 의결했다.

공관위가 구성된 후 현역 의원 물갈이를 시사하면 당내서 험지 출마 및 불출마 선언도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아직까진 현역 의원들이 공관위가 구성돼 발족될 때까진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지만 1월 말, 2월 초 공천이 본격화되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른 결단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당내 중진들과 김기현 전 지도부의 인사들이 지금 불출마 선언하지 않는 것은 총대를 먼저 매지 않고 지켜보면서 시간 벌기를 하는 것"이라며 "공관위원 임명까지 지켜보고, 공관위에서 대폭 물갈이에 대한 메세지가 나오면 험지 출마든 불출마든 탈당이든 결단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