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야권 통합 강조에도…이낙연측 "곧 고별인사" 창당 임박

문재인 "민주주의·민생 경제·평화 아래 단합해야"
이낙연 측 "이번 주 당내 상황 보고 고별 인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야권 통합' 강조에도 불구하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재개됐다. 정치권에선 늦어도 2월 말 '이낙연 신당' 창당 완료를 예상하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날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 전 대통령은 '나는 이제 늙고 병들어 힘이 없으니 젊은 당신들이 나서 야권 통합으로 힘을 모으고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라'고 신신당부했다"며 "그의 유지에 따른 야권 대통합으로 끝내 정권 교체를 해낼 수 있었지만 오늘 우리는 김 전 대통령 앞에서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며 "다시 마주한 위기 앞에서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처럼 우리는 또 다시 민주주의, 민생 경제, 평화의 가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전했다.

당내에선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맞서기 위한 야권 단합 주문과 동시에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낙연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당내 거센 반발에도,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총선 시간표를 맞추려면, 2월 말까진 창당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이재명 대표의 습격 사건 이후 공개 일정을 잡지 않다가 전날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3일 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탈당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뉴스1에 "이번 주 당내 상황을 보고 고별 인사를 할 것"이라며 "2월 초 창당 목표"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9일엔 개혁신당을 창당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 조우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양당의 견고한 기득권의 벽을 깨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이준석 전 대표와 연대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 자리엔 제3지대의 금태섭·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도 함께 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빅텐트론과 정계 개편 논의가 힘을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치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혁신계를 자처하고 있는 '원칙과상식'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도 최후 통첩을 준비 중이다. 원칙과상식은 그간 잔류나 탈당, 불출마, 신당 중 선택해 공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왔다. 당초 3일 관련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지만, 이 대표 습격 사건으로 연기했다.

원칙과상식 한 의원은 통화에서 "날짜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이 대표의 상태와 민심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