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도 6건" vs "가족 특검 거부 윤 대통령 유일"

문재인 0건, 박근혜 2건, 이명박 1건…'여소야대'서 많아
법무부 "다수당 횡포서 보호돼야"…민주 "법무부, 살아있는 권력에 눈치"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4당 김건희·대장동 특검 거부 규탄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쌍특검법(대장동·김건희 특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잇따른 거부권 행사에 "민심 거부"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5일) 정부로 법안이 이송된 지 하루 만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28일 쌍특검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8일 만이다.

윤 대통령이 정권 취임 이후 4번째 거부권 행사다. 앞서 윤 대통령은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간호법, 양곡관리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는 역대 대통령들의 사례와 비교했을 때 많은 편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4월 발간한 '역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해외사례' 보고서를 보면 문재인·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 2건, 이명박 전 대통령은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지정해 지원하는 '택시법' 개정안 1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당시에는 정부 여당이 과반을 차지한 '여대야소' 상황이었던 만큼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작았다.

야당이 다수당이었던 16,17대 국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총 6건의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총 7건의 법안을 거부했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지난 2003년 자신의 측근 비리 관련 수사가 확대되면서 특검을 거부했으나, 그해 12월 이뤄진 재표결에서 결국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 여당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하며, '다수당의 횡포'를 거부권 행사 이유로 들었다.

법무부는 전날 보도자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자신의 측근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의결한 국무회의에서 같은 맥락으로 '검찰수사와 소추권은 헌법상 정부의 고유한 권한이다. 국회 다수당의 횡포로부터도 보호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고 썼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같은 이유로 "민주당이 대통령에게 특검법 통과 시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고 압박하는 건 완전한 자가당착"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야당은 이제까지 대통령이 자신이나 가족과 관련된 특검을 거부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야4당 특검 거부 규탄 대회에서 "역대 어느 대통령도 본인과 본인의 가족들을 위한 특별검사, 그리고 검찰의 수사를 거부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첫 사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관련 특검을 수용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들도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됐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가부처가 대통령 부인에 대한 의혹 규명을 차단하기 위한 반박 논리 제공에 나서고 있으니 한심하다"며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 보지 않고 수사해야 한다'고 말한 윤석열 대통령과 법무부는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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