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 재표결 여야 '시간 싸움'…'설 연휴' 총선여론 분기점

민주, 쌍특검 거부권 행사 맹비난…헌재에 권한쟁의 심판 청구 검토
국힘 "오는 9일 본회의서 재표결해야…권한쟁의 심판 청구는 꼼수"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4당 김건희·대장동 특검 거부 규탄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정부가 5일 쌍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거부권)를 의결하면서 여야는 시간싸움에 들어갔다. 국회 재의결에서 부결되면 특검법은 정치쟁점에서 사라진다.

4월10일 총선의 길목에 2월10일 설이 자리잡고 있다. 여야의 공천이 진행되는 시기, 국민적 관심이 총선에 집중되는 때다. 여당은 오는 9일 특검법을 처리하고 싶어하고 야당은 설 이후까지 가능한 늦추려 한다.

이날 정부가 쌍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만큼, 민주당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검토할 방침이다. 권한쟁의 심판 청구로 쌍특검 재표결을 최대한 늦춰 김건희 여사 특검 이슈에 계속해서 불을 지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김건희 특검법의 대통령 거부권 행사 이해충돌 여부는 없는지,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또 오는 9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표결하자는 여당 요구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내부에선 김 여사 특검법이 정권 심판론과 직결된다고 판단, 재표결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표결에 나서더라도 설 연휴 이후인 2월 임시국회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여사 특검 공세를 이어나가며 설 연휴 밥상머리 민심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의결시점은 원내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키를 쥐고 있다. 다만 의도적인 지연전략은 여론의 지탄을 받을 수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4 사무처당직자 시무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국민의힘은 오는 9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바로 재표결을 하자는 입장이다. 총선 정국에서 김 여사 특검법 이슈가 계속해서 언급되는 것이 부담이라는 판단에서다.

여당은 또 민주당이 쌍특검법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는 데 대해 "재표결을 최대한 미루려는 악의적인 꼼수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쌍특검법이 총선용 민심 교란용 악법인 것과 마찬가지로 권한쟁의심판 청구 역시 악의적인 총선용 전략"이라며 "민주당이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하려는 것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부정하는 것이고 헌법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빌미로 재표결을 미루다가 공천시기에 재표결 날짜를 잡으면 여권의 이탈표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검은 속셈"이라며 "또 쌍특검법을 계속 총선 중심 이슈로 삼아 총선이 임박할 때까지 계속 활용하겠다는 노골적인 선거 공작"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이 총선 공천 국면에 접어드는 2월까지 시간을 끌어 공천에 불만을 품은 여당 의원들의 이탈표를 노리려 한다는 게 여당 측 주장이다. 이와 함께 여당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김 여사 특검 이슈를 계속해서 끌고갈 경우 되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민주당이 김 여사 특검을 설 연휴까지 끌고 간다면 그 의도에 대해 국민적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며 "법안은 법안대로 하고 총선은 총선대로 하는 것이 맞다고 국민들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다시 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할 경우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쌍특검법이 재의결되기 위해선 재적 의원 298명이 전원 출석할 경우 199석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dahye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