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 찾아가 사과…한동훈 "맘 아프게 해드린 것 저의 책임"

전화 사과 이어 노인회장 만나 사과…'실언' 당내 경고 메시지
김은경·정동영 등 정치권 실언은 표심 흔드는 '핵심 변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3/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기범 이비슬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에게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폄훼' 발언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앞서 논란이 발생하자 김 회장에게 전화 사과를 한데 이어 이번에는 직접 노인회를 방문해 두 번째 사과를 전한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표 이탈을 막고 특정 집단에 대한 '설화'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위치한 대한노인회를 찾아 김 회장을 만나 "국민의힘은 어르신을 공경하는 정당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그럴 것이란 약속을 분명히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 출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은 제 책임이고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구성원 모두 더 마음을 가다듬고 언행을 신중하게 하고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을 말로만 아니라 실천하도록 지시했다. 저부터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의 사과는 '노인 폄훼' 발언으로 비대위원 임명 하루만에 사퇴한 민경우 전 비대위원 논란에 대한 두 번째 사과다.

앞서 민 전 비대위원은 지난해 한 유튜브 방송에서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라며 "빨리 돌아가셔야 한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대위원에서 자진 사퇴했다.

한 위원장은 민 전 비대위원 사퇴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29일 김 회장에게 직접 전화해 민 전 위원의 발언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는데, 민 전 비대위원의 사퇴 이후 노인회를 방문해 두 번째 사과를 했다.

한 위원장이 두 차례나 사과에 나선 것은 총선을 앞두고 특정 집단에 대한 비하 또는 국민 정서에 어긋난 언행으로 표심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인뿐만 아니라 청년, 장애인 등에 대한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당내에 전한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정치권은 각종 실언 논란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번과 같은 노인폄훼 논란의 경우, 최근 김은경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중심에 서면서, 혁신위는 혁신 동력을 상실한 채 논란을 수습하는데 급급했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어도 된다"고 했다, 이후 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정 의장은 선거대책위원장과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소속 최강욱 전 의원은 "설치는 암컷" 발언으로 여성 비하'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 외에도 장애인 비하, 여성 비하 등의 언어가 정치권에서 나오면서 국민의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의 이날 행보는 총선을 앞두고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는 메시지"라며 "작은 실수 하나가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실언을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