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박근혜 떠올려"…총선 앞 이재명 피습, 여론은 어디로

비명계냐, 일반인이냐…용의자 '누구'인지도 관심
'이낙연 신당' 동력 상실하나…'현장 안전' 책임론 여당에 '부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가덕도에서 신원미상인에게 피습된 뒤 쓰러져 있다. 2024.1.2/뉴스1 ⓒ News1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으로 2일 총선 정국이 어디로 흘러갈지 정치권이 긴장하고 있다. 이 대표가 얼마나 큰 부상을 입었는지 우려가 높은 가운데 용의자의 신원과 범행 동기도 관심을 모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하고 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머리에 '내가 이재명'이라고 적힌 왕관을 쓴 남성에게 공격당했다. 이 대표는 피를 흘린 채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흉기를 소지한 용의자는 현장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과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여야는 말을 아끼고는 있지만, 총선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대표의 쾌유를 비는 발언 이외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용의자의 신분과 범행 동기가 무엇인가에 따라 정치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짚었다. 용의자가 국민의힘 관련자라면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거세지고, 반대로 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관련자라면 '이낙연 신당'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1에 "만약 용의자가 보수 쪽일 경우 여론은 정치적 해석을 할 수 있다"며 "여권에서 이재명 대표를 맹공하는 정치적 발언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것이 분노심을 유발한 끝에 공격했다는 프레임을 전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또 "비명계를 지지했던 용의자라면 민주당 내부에서 비명계에 대한 압박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용의자가 국민의힘 측이라면 정치적 파장은 커질 것"이라며 "비명계 쪽을 지휘해왔거나 글을 올렸던 사람이라면 '이낙연 신당' 동력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이낙연 전 대표가 국민들을 설득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습 현장이 부산이라는 점에서 이 지역여론의 흐름도 관심이다. 민주당 약세 지역인 부산에 동정 여론이 일 가능성도 있다. 가덕도 신공항은 문재인 대통령 때부터 민주당이 공을 들여온 사업과 관련이 있다.

박 평론가는 "이 대표에게 불만을 품은 일반 시민일 경우 부산 내에서 이 대표를 지지하고 성원하고 격려하는 여론이 더 많아질 수 있다"며 "TK는 안 된다는 수도권 민심이 국민의힘에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