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만큼 했다. 나가라"…친명, 이낙연 탈당 시사에 부글

친명 "신당 창당이라는 흉기로 위협…대선 경선 불복"
이상민 "개딸당 변질된지 오래…미련 아닌 폐기처리 해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마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3.12.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계 의원들과 일명 '개딸'로 불리는 지지층은 30일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 직후 탈당과 신당 창당을 시사한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의 두 전·현직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의 한 식당에서 약 50분간 회동을 했다. 어렵사리 성사된 회동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이 대표의 2선 후퇴,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 이견만 확인했다.

회동 종료 후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변화 의지를 이재명 대표에게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제 갈 길을 가겠다"며 신당 창당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그러자 친명계와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회동 장소에서도 한 이재명 대표 지지자는 이 전 대표를 향해 "78%로 당선된 사람을 물러나라고 하지 말라"고 외치기도 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신당 창당이라는 흉기로 78%의 당원이 선택한 현직 당대표에게 사퇴하라고 협박하는 것이 가치 있는 길이냐"며 "협박하지 말고,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통합의 길을 선택하시길 바란다. 그것이 김대중·노무현의 정신이자 가치"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양이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가 도탄에 빠진 국민들을 생각하고, 78%의 당원들을 존중한다면, 분열을 조장해선 안 된다"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 통합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준병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의 요구 사항에 대해 "대선 경선 결과에 대한 불복"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과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 등에도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앓던 이가 빠졌다', '속이 시원하다', '할 만큼 했다', '나가라'며 이 전 대표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당원은 블루웨이브에서 "둘이 하나가 안된다면 둘 중 하나가 나가면 된다"며 "드디어 통합이 완성돼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협의 결렬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민주당 혁신과 개혁을 위한 방법에 차이가 있었을지는 모르나, 선당·애당의 문제의식을 의심하는 국민과 당원은 없다. 그렇다면 두 분 모두 서로가 수용,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조율, 소통했어야 한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내놨다.

박 전 원장은 "결별의 명분만 쌓여 가는 오늘, 걱정과 만감이 교차한다"며 "지금부터라도 두 분 전·현직 대표께서는 더 소통하고 조율해서, 국민과 당원에게 상처와 실망을 주시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비명계로 최근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은 "민주당은 이미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된지 오래고, 부패·비리에 윤리 불감증, 무기력증 등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있어 더 이상 고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있다"며 "민주당에 대해 미련을 가질 때가 아니라 폐기 처리해야 할 때"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과 그 공범자들, 개딸들을 퇴출시키지 않고 그냥 방치했다가는 머지않아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