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지역구에 도전장 낸 비명 예비 심사서 탈락 '잡음'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에서 벌써부터 총선 출마 후보자 선정을 둘러싼 공천 잡음이 거세지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대결 구도가 계속되면서 총선을 앞두고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명계 의원 지역구에서 도전장을 낸 비명계 인사들이 민주당 예비 후보 심사에서 줄줄이 탈락되며 논란이 됐다.

앞서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비명계 김윤식 전 시흥시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김·최 전 시장은 각각 친명계로 분류되는 조정식 사무총장(경기 시흥시 을)과 한준호 의원(경기 고양시 을) 지역구에 예비 후보로 지원했다. 최 전 시장의 경우 20대 대선에서 당시 이낙연 후보 캠프 총괄부본부장을 맡아 친낙(친이낙연)계로 꼽힌다.

두 전직 시장은 검증위의 부적격 판정이 정적 제거라며 이의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김 전 시장은 이후에도 "경선 회피 꼼수"라며, 최 전 시장 역시 "'이재명의 민주당'에 의해 불법적인 정치 학살'을 당했다"며 항의하고 있다.

반대로 친명계 정의찬 당대표 특별보좌역은 총선 후보자 적격 판정을 받았다가 '이종권 고문 치사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실형 받은 전력이 논란이 되자 뒤늦게 부적격 판정으로 번복됐다. 정 특보가 준비 중이던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은 비명계 윤재갑 의원의 지역구다.

이를 겨냥 혁신계를 자처하고 있는 비명계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모여 만든 정치 결사체 '원칙과상식'은 "검증위의 부실 검증, 친명 검증이 시작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여기에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 '민주당 호남 친명 출마자 추천명단'이라는 포스터까지 공유되면서 또 술렁이고 있다. 호남권은 민주당 텃밭인 만큼 당내에 미치는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이 포스터엔 비례대표로 제21대 국회에 입성한 친명계 김의겸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은 비명계 신영대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군산시에서 터를 닦고 있다.

원외 인사로는 이 대표의 측근 강위원·정진욱·김문수·박균택 당대표 특보 등이 포함됐다. 각각 비명계 송갑석(광주 서구 갑)·윤영덕(광주 동구·남구 갑)·소병철(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 갑)·이용빈(광주 광산구 갑) 의원 지역구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정치권에서 '비명계 공천 학살'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배경이다.

공천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경선과 본선이 땐 내홍은 커질 전망이다.

친명계 김영진 의원은 최근 SBS 라디오에서 "친명이건 비명이건, 친문이건 비문이건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비명계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지금 이런 식으로 낡은 인물, 그저 그런 방식, 이재명 대표와 친하면 다 공천받는다는 분위기로 계속 가게 되면 국민들에게 버림 받고 비판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