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노리는 민주 비례대표 출마지는…친명·비명 갈등 '불씨'
'친명 비례' 대 '비명 지역구' 구도…계파갈등 우려
다른 당 지역구, 무주공산 노리는 비례 의원들도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를 향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의 도전장이 이어지고 있다. 당내 지역구를 노리는 경우도 있어 친명·비명 간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야권에 따르면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16명 중 13명 이상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중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강민정 의원이 유일하다.
이 중 최소 7명은 민주당 현역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지며, 상당수가 친명계 비례대표 대 비명계 지역구 의원의 구도이다.
이동주 의원은 지난달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반드시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며 인천 부평 을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부평 을은 비명계이자 친문계 좌장 격으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이 내리 4선을 지낸 지역구다.
양이원영 의원도 경기 광명 을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데 해당 지역 현역 의원은 친낙(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초선 양기대 의원이다.
양이 의원은 지난달 말 양 의원 이름을 겨냥해 '언제까지 기대만 하실 겁니까' 등의 현수막 문구 시안을 제시했으며,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비명계 멸칭)을 연상케 하는 '썩은 과일을 골라내야 한다'는 시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한 김의겸 의원은 비명계 초선 신영대 의원 지역구인 전북 군산에, 김병주 의원은 계파 색이 옅은 재선 김한정 의원의 경기 남양주 을에, 유정주 의원은 초선 서영석 의원의 경기 부천 정에 각각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의원은 이달 초 서울 강서 갑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강서 갑은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지역구로 당 대변인인 초선 강선우 의원의 지역구다. 신현영 의원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4선 노웅래 의원의 서울 마포 갑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추후 총선이 다가오면서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현역 의원 경쟁이 보다 가시화할 경우 당내 갈등이 더욱 확산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친명계 의원의 비명계 지역구 출마 준비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자객 공천' 우려가 뒤따랐다.
정치권에선 '당의 배려를 받아 국회의원이 된 비례대표가 비교적 당선이 보장되는 민주당 현역 의원 지역구를 노리는 것이 맞느냐'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다른 당 현역 의원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는 경우도 눈에 띈다. 경기 안성에서 내리 4선을 한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로 출마를 준비 중인 최혜영 의원이 대표적인 경우다.
또한 김경만 의원의 경우 민주당을 탈당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지역구 광주 서구 을 출마를, 양경숙 의원은 강성희 진보당 의원의 지역구 전북 전주 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무주공산을 노리는 의원들도 있다. 전용기 의원은 이달 초 지역구 분구가 예상되는 경기 화성 동탄 2신도시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비례 이수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의 서울 서대문 갑에서, 권인숙 의원은 징역형 선고로 의원직이 상실된 정찬민 전 국민의힘 의원의 경기 용인 갑에서 몸을 풀고 있다.
1096pag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