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만든 민주당…한동훈 비대위원장으로 키웠다
한동훈, 문 정권·민주당 대립하며 대선주자급 부상
민주, '때리기' 보다 '거리두기' 신중하게 접근할 듯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하며 본의 아니게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트라우마가 있는 민주당은 당분간 한 장관을 직접 때리며 몸값을 높여주기보다는 거리를 유지하며 신중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비대위원장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지명했다. 한 장관은 이를 수락하고 이날 오후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는 26일 전국위원회에서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정치 경험이 없는 한 장관의 총선 국면 등판은 그의 대중적 인기가 배경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장래 대통령감'을 물은 여론조사에서 한 장관은 16%로 2위에 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19%)와 대등한 수준을 보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의 인기는 민주당이 만들어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장관은 '조국 수사'를 지휘하면서 문재인 정권과 갈등을 빚어 좌천 인사를 당했고, 채널A 사건 공모 혐의로 형사 피의자가 되기도 했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은 이 같은 문재인 정권과의 대립으로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으며 한 장관의 이름도 덩달아 높아졌다.
한 장관은 정권이 바뀐 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에도 민주당과의 대립으로 몸값을 높여갔다. 민주당이 꺼내든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과도한 해외 출장비' 문제 제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 장관의 참신함이 더욱 부각됐다. 논리정연한 그의 언행도 민주당의 헛발질과 맞물리면서 효과가 더욱 커졌다.
민주당 내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어 준 과거 실책을 반복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검사범죄대응태스크포스(TF)는 지난 11월 한 장관의 탄핵에 대해 "필요하면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이유로 추진하지 않았다. 한 장관을 때릴수록 그의 몸값만 높여주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한 장관이 벌써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차기 유력 주자인 이 대표와 양자구도가 되는 걸 방지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와 한 장관이 맞붙게 된다면, 이미 불법을 저지른 형사 피의자와 이를 바로잡는 검사의 구도로 부각되면서 시작부터 불리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분간 한 장관과 '거리두기'를 하며 신중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장관에겐 악플보다 무플이 훨씬 더 무섭지 않을까"라며 "오히려 무관심이 답"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에 대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는 걸 축하한다"며 "집권여당 책임자로서 주어진 책임과 임무를 잘 수행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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