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구속에 민주 '당혹'…돈봉투 수수 의혹 의원 20명 '노심초사'
민주 지도부 "이미 탈당, 개인의 일" 선긋기
비명계 "사법리스크 이재명, 본인에게 불통튈까 제대로 처리 못해"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구속되면서 당내는 술렁이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는 지도부에 적극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19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18일)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부장판사는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당내 의원 등에게 총 6650만원을 살포한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검찰은 지난 13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뇌물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당내에선 송 전 대표의 구속으로 검찰의 수사가 돈봉투 수수 의원으로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이 줄줄이 소환되거나 압수수색을 받는 모습이 연출될 경우 지지율 타격도 불가피하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송 전 대표의 구속을 개인의 일로 의미를 축소해 부여하는 모양새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송 전 대표는 지금 탈당해 개인의 몸이다. 당의 공식입장은 없다"며 "재판에 들어갈 텐데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형식적으로 탈당 상태인 점을 고려해달라"며 선을 그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선 현 정부에 화살을 돌리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민석 의원은 SBS라디오에 나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해도 될 것 같은데 역시 검찰 공화국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하겠지만 윤석열 정권 검찰 공화국이 아니었으면 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사안의 심각성을 제기하는 한편 이재명 대표 체제로는 난국을 타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응천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돈봉투를 수수했다고 여겨지는 20명 정도의 현역 의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곧장 이어진다면 공천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쌍특검법 정국에서 여권은 이 소환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물타기도 하면서 활용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김종민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당을 혁신해 보자고 당대표를 해놓고 오히려 당을 이런 수렁에 빠뜨리게 됐다"며 "(이 대표가) 개인 사법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어서 불똥이 당대표 본인한테 옮겨올 것 같아서 (이 건에 대해 제대로) 처리를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당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국민들이 납득할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송 전 대표 구속을 계기로 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강화했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송 전 대표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어린 놈' 하면서 욕설을 퍼부었고 총선 불출마 약속을 뒤집고 비례신당을 창당해 출마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며 "이런 발언과 행태 속에서 586 운동권의 씁쓸한 윤리적 몰락을 목격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1096pag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