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발 혁신 부메랑 차단한 민주...비대위 가능성은?

당 지도부 "정당 민주주의 후퇴", "바지 사장 바꾼다고 해결되냐"
비주류, 12월 내 결단 촉구…"당과 국민이 사는 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여권발 지각변동에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혁신 역풍' 차단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통합 비대위'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비주류의 요구는 더 강해질 전망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김기현 대표의 대표직 사퇴에 따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를 일제히 평가절하했다. 총선을 앞두고 혁신 경쟁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당대표 퇴진과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가 혁신이냐"며 "정당 민주주의의 후퇴고 반개혁"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조선시대 태종은 왕권 강화를 명분으로 개국공신들의 목을 쳤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도대체 개국공신들에게 왜 이러는걸까"라며 "정치인들은 못 믿겠고 후배검사만 믿을 만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모든 문제의 원인은 윤 대통령 불통과 오만인데 바지 사장을 바꾼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며 "이런 얕은수로 국민 속일 수 있다고 믿는 또 다른 오만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집권 여당 대표가 이해할 수 없는 '갑툭사퇴·페북 사퇴' 후 사라졌다. 이준석 대표 퇴진에 이어 시즌2 데자뷔 퇴진"이라며 "남은 것은 캐비닛 공천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비대위원장이 누가 되든 시즌3뿐이란 것을 엄중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동시에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통합 비대위 전환 요구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혁신계를 자처하고 있는 비명계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만든 정치결사체 '원칙과상식'은 14일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총선 압승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통합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SBS 라디오에서 "당 지도부에 대한 흔들기"라며 "현재로서는 당대표가 물러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의원들이 거의 없다.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자는 의견이 다수"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의 경계에도, 통합 비대위 요구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비주류가 당 지도부의 결단 시한을 12월로 못 박은 데다,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 사퇴를 계기로 변화를 꾀하고 있어서다.

윤영찬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총선에서 다 같이 이기겠다고 얘기하는데, 이길 수 있는 조건을 극대화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통합 비대위 구성을 거듭 촉구했다.

이원욱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당후사의 길, 민주적 통합의 길, 통합 비대위로 갑시다'라는 글이 적힌 사진을 올리며 "당과 국민이 사는 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