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속도 내는 국힘, 총선 로드맵 1단계 '비대위' 구성…비상 의총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 사퇴를 계기로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총선 로드맵 짜기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전날 3선 이상 중진들과 최고위에서 논의한 비대위 구성을 보고하는 한편 비대위원장 인선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비대위 전환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김 전 대표의 사퇴와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로 어느 정도 혁신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비대위 구성을 통해 총선을 앞두고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누가 이런 변화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맡느냐는 점이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아직 공식적으로 비대위원장 후보를 결정하진 못했지만 정치 현안을 잘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 공천 등 문제에 있어 단순하게 변화만 외치기보다는 정치 현실을 잘 아는 인물이 비대위를 맡아 앞서 지도부 와해와 같은 불협화음 없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는 모습이다.

당 내부에선 한동훈 장관의 경우 정치 경험이 없는 만큼 비대위원장보다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깝다는 점,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자칫 '혁신' 혹은 '변화'를 보여줄 비대위원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상당수다.

원외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도 거론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렸지만 친윤계 의원들의 공개 비토를 받았다. 이에 오히려 변화를 내세울 수 있는 적합한 카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기현 전 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사퇴를 이끈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혁신'을 내세울 가장 적합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등을 거론한 점, 이 과정에서 윤심을 앞세운 점 등은 약점이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3선 의원에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희룡 장관의 비대위원장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많은 정치 경험과 사무총장, 당 지도부 등을 모두 경험해본 건 장점이지만 윤석열 정부 출신 장관이라는 점에서 자칫 변화의 색이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은 비대위를 시작으로 총선 로드맵을 진행시킨다는 계획이다. 비대위가 구성되면 공천관리위원회와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권한대행은 이런 총선 관련 기구는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