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인적쇄신에도 민주당 '요지부동'…쇄신 요구에 침묵하는 이재명

장제원 불출마 이어 김기현 대표직 사퇴…민주당도 "쇄신해야"
민주당 초선 불출마 선언 2명…커지는 비명계 '쇄신 압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부산 수영구 한 카페에서 열린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1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친윤계(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김기현 대표까지 13일 사퇴 의사를 밝히며 여당 내 쇄신 바람이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거취 압박을 받던 김 대표는 이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장 의원이 국힘 중진 가운데 처음으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 하루 만이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저의 견마지로(犬馬之勞·개나 말 정도의 하찮은 힘)를 다하겠다"고 했다.

여당의 인적 쇄신 파장은 민주당에도 일고 있다. 이날 민주당 초선 의원 2명은 불출마를 선언하며 지도부를 겨냥해 쇄신을 촉구한 것이다.

선거제 개혁을 강하게 주장한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 불출마 강수까지 두며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서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 아니다"며 "양당 기득권이 아니라 국민 편에 서겠다 했던 대국민 약속을 지키고, 지역구에서 1당 하자. 연합정치로 더 크게 이기자"고 촉구했다.

홍성국 민주당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로섬 정치는 오히려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80년대 낡은 이념으로 우리나라를 후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계를 자처하는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장제원 의원도 하는데 이재명 대표는 왜 못 하냐, 친명 주요 인사들은 왜 안 하냐"며 "선도적 결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정치와 민주당이 홍 의원을 버렸다"며 "오영환 의원, 홍성국 의원과 같은 선하면서도 뚝심이 강했던 정치인들조차 지쳐서 민주당을 이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원칙과 상식은 당 혁신을 위해서는 지도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험지 출마를 주장해 왔다. 범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두관 의원도 "선거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고집하는 순간 당이 망한다"며 "이 대표가 험지 출마를 결심하는 것 자체가 총선 승리의 최대 전략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당내에서는 쇄신 경쟁에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민주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중진 의원은 6선 박병석 의원과 4선 우상호 의원뿐이다. 주류 인사 중에는 홍익표 원내대표만 서울 중구성동구갑 지역구를 험지인 서초을로 옮긴 정도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당내 혁신을 촉구하는 목소리에도 침묵하고 있다. 이날 부산을 찾은 이 대표는 민주당 혁신 계획을 묻는 말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민수 대변인도 부산 현장최고위 후 기자들을 만나 국힘 내 인적 쇄신에 대해 "여당 내 상황인데 우리 당이 회의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겠냐"며 "오늘 그런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당의 인적 쇄신에 야당은 어떻게 대응하냐'는 질문에 "인적쇄신이란 단어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대응이라는 것보다도 이런 때일수록 우리 당에서 더 단합하고 그 기조로 차분하게 향후 있을 공천 과정 선거제도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 생각한다"고 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