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불출마 결단 후폭풍…김기현·권성동 넘어 영남권 휩쓸까

혁신위 희생 요구 39일만에 결정…용퇴론 휩싸인 김기현 직격
권성동 비롯 다른 친윤계 핵심 인사와 영남권 중진 부담 늘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2023.12.1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이밝음 기자 = 친윤 핵심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다른 친윤 의원을 비롯한 지도부, 중진 등 거취에도 압박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나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번 결단은 조기 해산한 인요한 혁신위원회에서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한 지 39일 만의 결정이다.

장 의원의 불출마 소식이 전해지자 당 내부에서는 '선당후사'의 결정이라며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기현 대표에 대한 사퇴론으로 당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장 의원 결단이 일종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최재형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용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런 희생과 결단이 당을 살리고 나라를 살린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했다.

성일종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장 의원의 멋진 결단을 환영한다"며 "역시 장 의원이다. 장 의원의 비범한 정치적 감각과 과감한 돌파력, 당이 표류하고 있을 때 자기희생을 통해 당의 길을 연 정치적 리더십, 장 의원은 총선 승리의 밀알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장 의원의 결단은 결국 다른 친윤 핵심 의원들과 지도부, 중진에 대한 거취 압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김·제·동(김기현·장제원·권성동)이라 불리며 장 의원과 함께 불출마 압박을 받아온 김 대표와 권 의원의 정치적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 대표의 경우 최근 하태경 의원 등 일부 중진들의 사퇴 압박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 목소리가 커졌고, 일부 최고위원들까지 중진들을 비판하고 나섰지만 장 의원을 불출마 결정으로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다.

김병민 최고위위원은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서 장 의원의 불출마와 관련해 "김 대표도 이번 주 비슷한 결단을 해야 한다"며 "이번 주가 사실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또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 박성민 의원, 이용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 역시 거취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3선 이상 다선이 아니라는 점 등에서는 이들의 경우 장 의원에 비해 부담이 덜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장 의원의 결단으로 대량 불출마 선언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장 내년 총선에 나설 인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권 다선 의원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