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국힘…"온돌방 중진이" vs "김기현 코너 몰려 총동원령"
일부 지도부·초선 의원 "김기현 중심으로 뭉쳐야"
하태경 "기다리다 숨넘어가" 서병수 "현실 직시해야"
- 이밝음 기자, 박기범 기자,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박기범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내부에서 김기현 대표를 향한 사퇴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일부 지도부와 초선 의원들은 지도부를 흔들지 말라며 '김기현 지키기'에 나섰지만, 지도부가 책임있는 답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여전한 상황이다.
김 대표는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를 비롯한 우리 당의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와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에둘러 답변을 내놓은 셈이다.
김석기·김가람 최고위원도 김 대표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석기 최고위원은 "대안도 없는 주장으로 자중지란을 일으키지 말고 전국 80만 책임당원 투표로 뽑힌 김기현 당 대표 중심으로 모두가 심기일전 똘똘 뭉쳐서 더 힘차게 나아가는 게 승리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고, 김가람 최고위원은 "도대체 당 대표가 물러나는 데에 어떤 혁신과 전략 있나"라고 말했다.
초선 의원들도 김 대표 사퇴를 요구한 5선 서병수 의원과 3선 하태경 의원 등을 향해 '온돌방 중진', '자살특공대'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명분 없이 떠드는 무실력 인사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수도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새로운 인물들과 전략으로 수도권 총선의 큰 수레바퀴를 굴려야만 한다"고 했다.
최춘식 의원은 "자살 특공대, 불난 집에 부채질, 끊임없는 지도부 흔들기. 요즘 국민의힘을 향해 쏟아지는 포화"라며 "안타깝게도 그들은 온돌방보다 따듯한 온지에서 당의 온갖 혜택을 받아 중진소리를 듣는 의원들"이라고 저격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거취 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한 상황이다. 당장 이날 최고위에서도 김병민 최고위원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지도부 중 어느 누가 혁신위의 희생에 대한 요구에 대체 답을 내어놨단 말인가"라고 김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하태경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김 대표님 오늘 발언 들으니 안철수 의원의 명언이 떠오릅니다. '기다리다가 숨넘어갑니다'. 무작정 시간 끌기, 이제는 안 통합니다"라고 올렸다. 이날 오전 김 대표를 향해 "더 이상 버티면 추해진다", "사실상 민주당의 X맨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한 데 이어 압박을 이어간 것이다.
서병수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철 모르는 친구들이 참 걱정스럽다. 당이 걱정스럽다"며 "지금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수도권 민심이 확실하게 나왔지 않나. (판세 분석에서) 서울 6석을 제외하면 안 된다고 했다"며 "그걸 분명하게 느끼고 있으면서도 대책없이 간다. 그냥 단결과 화합만 외치면 되는 건가.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선 의원들의 김 대표 지키기가 여론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사퇴 압박이 커지니까 김 대표도 코너에 몰려서 총동원령을 내린 것 같다"며 "지난번 나경원 전 의원 연판장에 참여한 초선 의원이 40여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엔 15명 정도다. 그만큼 김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brigh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