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년생 자립준비청년 윤도현 국힘 영입…"취약층 청년 정책 바꾸겠다"
[여야 영입인재 분석2] 태어나마자 보육원 입소해 18세에 자립
"가족돌봄청년·쉼터청소년 등 도움 필요한 청년층 정책 만들것"
- 한상희 기자,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김도엽 기자 = 국민의힘 첫 영입 인재로 이름을 올린 윤도현 자립준비청년 지원(SOL·ShineOnLight) 대표(21)는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 청년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2년생인 그는 발표된 영입 인사 중 최연소다. 6월25일 태어나 사흘 만인 6월28일에 보육원에 입소해 18년 동안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자립했다. 현재는 과거 본인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청년과 후원자를 이어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유한대 보건복지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윤 대표는 18세에 양부모에게 입양돼 지금은 가족들과 인천에서 같이 살고 있다.
그는 20살이던 지난 2021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직접 후원자 그룹을 모집해 자립준비청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명절 음식을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해왔다. 올해는 자립준비청년에게 생리대나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 10월부터는 자립준비청년 고민 상담소 개소를 준비 중이다.
윤 대표는 지난 2021년에는 자립활동가 모임 '청자기'(청년들의 건강한 자립을 기원하고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내는 자립활동가) 활동가 13명과 함께 자립 준비 경험을 담은 '우리가 마주한 세상에는 지도가 없었다'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윤 대표의 이런 경험과 전문성을 인정해 국민의힘은 윤 대표를 발탁했다. 총선을 앞두고 윤 대표가 첫 영입 인재 중 한 명으로 합류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원칙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와도 궤를 같이 한다.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은 "윤 대표는 18년 보육원 생활 경험을 토대로 자립준비청소년의 안정적 자립을 돕기 위해 보호 아동 및 자립 준비 청년과 후원자를 이어주는 단체를 운영하며 자립준비청년 멘토로 활발히 활동 중인 선한 영향력의 소유자"라며 "소외된 청년들이 대한민국의 일원이 되도록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표는 뉴스1과 통화에서 "자립준비청년들을 돕는 활동을 하면서 (현재의) 정책이 자립 정착금을 늘리거나 (보육원 시설) 퇴소 나이를 올리는 등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하다는 한계를 많이 느꼈다"며 "당사자인 제가 직접 법과 정책을 만들어 그런 부분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성인이 되면 보육원을 떠나 홀로서기에 나서는 자립준비청년, 아픈 가족을 돌보며 생계를 책임지는 가족돌봄청년, 가정폭력 등으로 청소년 복지시설에 사는 쉼터청소년 등 취약층 청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윤 대표는 "청년층 중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을 중점으로 정책에 관해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자립준비청년 지원 활동을 하면서 느낀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보육원 시설에 살 때 의무교육이 있긴 하지만 별로 도움이 안된다"며 "돈을 사용하는 법을 모르니 돈(지원금)에 의존하게 되고, 이를 유흥과 쾌락에 쓰다보니 사실상 돈을 줘도 효과가 없는 상태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에 기반해서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부분을 예방적 차원의 정책으로 바꾸고 싶다"고 헀다.
"국민의힘에서도 (취약층 청년)에 관심을 갖고, 그 정책을 만들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저를 인재로 영입했다고 생각한다"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윤 대표는 "여야는 중요치 않다. 국민의힘에서 먼저 제안을 했다"며 "어느 당이든 (자립준비청년 관련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과 상관없이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4월 총선에 비례대표로 출마하거나 임명직으로 당 활동에 참여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후 취약층 청년이자 현장의 활동가로서 필요성을 체감했던 부분을 하나하나 정책으로 실현해나갈 계획이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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