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전면에 나선 한동훈…이재명 턱밑까지 따라잡으며 존재감 부각
전국 행보에 이어 국힘 의총 찾아 신고식…출마 기정사실화
장래지도자 선호도 16%로 급상승…이재명과 오차범위 내 접전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대구, 울산, 대전 등 지역을 연이어 방문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를 찾는 등 보폭을 넓히며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 여당을 향한 민심이 심상치 않은 상황인 만큼 한 장관의 행보에 따라 총선은 물론 여권 내 권력 지형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선 한 장관의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김기현 대표도 최근 한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 "(당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물밑에서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 장관이 총선 출마에 관한 명시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한 장관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온 이민관리청을 이달 중 마무리한 후, 연말 연초 원포인트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장관의 거취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한 장관은 부쩍 정치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대구를 찾아 "대구 시민들을 대단히 깊이 존경해 왔다"며 "6·25전쟁 때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를 끝까지 지키기 위해 싸워 이겼다"고 했다.
지난달 21일에는 대전을 방문해 "여의도에서 (국회의원) 300명이 사용하는 고유의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사투리"라며 '저는 5000만 국민의 화법을 쓰겠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사실상 출마를 시사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한 장관은 지난 6일에는 국민의힘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한 장관의 첫 의총 참석을 두고 본격적인 총선 행보에 나서기 전에 여당 의원들 앞에서 신고식을 가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한 장관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정책을 정부와 여당이 논의하는 통상적인 직무수행"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장관의 활동 보폭이 넓어질수록 한 장관에 대한 여론의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차기 대통령 선호도에서 한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나오기도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를 물은 결과, 이 대표는 2%p 떨어진 19%, 한 장관은 3% 상승한 16%로 나타났다. 오차범위(±3.1%p) 내 접전이다.
한 장관은 지난해 6월 조사에서 4%로 처음 차기 정치지도자 후보군에 등장한 이후 점차 상승해 이번 조사에서 16%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한 유일한 여권 대권주자이기도 하다.
여권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한 장관의 등장은 정치권에 상당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정치 1번지'인 종로나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출마설부터 국민의힘 지도체제 개편 여부에 따라 비상대책위원장이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이 총선 전면에 나올 경우, 보수층 결집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여당에 실망했던 보수층이 정권 재창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투표장으로 나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서울 49석 중 우세 지역이 강남3구 6곳에 불과하다는 보고서가 언론에 공개되며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진 만큼 한 장관에 대한 여권의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한 여권 핵심 인사는 "당이 바뀌지 않으면 다 죽을 만큼 판세가 어려운데, 인지도가 높고 경쟁력 있는 한 장관이 흥행 카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영남권 중진 의원도 "국민적으로 인기가 있는 한 장관이 당의 간판을 달고 전면에 나서면 내년 총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역할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당내에서는 한 장관이 격전지에 출마해 수도권 선거 전체를 견인해야 한다, 비례대표에 출마해 전국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구 의원에 입후보하는 공직자의 사직 기한은 내년 1월11일이지만, 비례대표 입후보자는 3월11일까지만 물러나면 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장관은 정권 심판론으로 흐르는 총선 구도를 바꿀 마지막 희망이자 기회"라며 "한 장관이 여권 차기 지도자 1순위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윤석열 대통령과도 일정 부분 각을 세우며 선거를 지휘한다면 (국민의힘이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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