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혁신위 일단 '빈손 해산'…김기현 결단으로 혁신 완성할까

전날 혁신위 '조기 해산' 선언…인요한 "50% 성공, 나머진 당에"
완전 빈손 아니라는 분석, 긴 호흡 주장도…월말 불출마 관측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이밝음 기자 = 사실상 활동 종료를 선언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혁신에 대한 공을 지도부로 넘기자 당 안팎의 시선이 김기현 대표로 모인다. 혁신위 '빈손 해산'이란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전날(7일) 혁신위는 12차 전체회의를 통해 조기 해산 의사를 밝혔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사실상 오늘 혁신위 회의로 마무리한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서 우리는 50%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50%는 당에 맡기고 기대를 하면서 조금 더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혁신위 조기 해산 소식이 전해지자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안철수 의원은 활동 종료를 선언한 인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지도부가 혁신위의 치료를 거부해 혁신이 실패했다며, 김 대표 등이 혁신위가 요구한 희생에 대해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안 의원은 "인 위원장과 저는 둘 다 의사로 저는 혁신은 실패했다고 본다"며 "이제는 김 대표와 지도부가 어떤 방향으로 민심을 회복하고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낼 것인지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준석 대표 시절 혁신위원장을 지낸 최재형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도부가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 당시 절박감이 둔해진 것 같다"며 "이런 지도부 태도라면 굳이 혁신위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고 밝혔다.

다만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은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라며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김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의 용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어쨌든 굉장히 파격적인 제안을 많이 했다"며 "어제 당대표 대화 과정에서도 나왔지만 여러 제안 중 즉각 수용 가능한 게 있고 조만간 반영할 수 있는 게 있고 좀 더 길게 보고 처리할 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첫 번째 숙제는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다. 그에 대한 반성으로 혁신위가 출범한 것이고 이번엔 오답노트, 그에 대한 힌트를 혁신위가 준 것이기 때문에 참고해서 제대로 된 오답노트, 이에 기초한 총선 전략을 지도부가 섬세하게 다듬어서 만들어야 된다"며 "아직 과정 중에 있는 것이므로 지도부가 얼마나 수용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도 "지금 혁신안을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도 나름대로 여론을 보면서 숙고하고 있을 것"이라며 "총선이 얼마 안 남은 만큼 여러 가지 복잡한 것들이 얽혀 있는 상황이다. 결국 그들도 적절한 시기에 자신들의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리지 않겠냐"고 했다.

한편 혁신위가 완전히 빈손으로 종료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다. 우선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 대표 등 지도부 간 오찬에 이어 바로 다음날인 6일 진행된 김 대표와 인 위원장 간 회동에서 이른바 윤심(윤 대통령의 뜻)을 확인하고 이에 교감을 나눴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인 위원장은 김 대표와의 회동 직후 "김 대표에게서 희생과 혁신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힌 점 또한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다만 당시 짧은 회동 시간과 회동 내내 냉랭한 분위기로 전반적인 모양새는 '빈손 종료'에 가까웠다.

아울러 전날 혁신위 종료 선언을 앞두고 열린 회의에서 혁신 위원들의 '격한 반발'이 없었다는 점 또한 이를 방증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는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될 혁신위 최종 혁신안에 대해 혁신위원 1명을 공천관리위원회에 포함시키는 등 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자신의 공언대로 혁신위의 공천 관련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힐 거란 전망이 나온다.

나아가 계속해서 압박을 받아온 김 대표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출범을 앞둔 공관위 등 각종 총선 관련 기구가 모두 정상 운영되는 등 당대표로서 총선 준비를 마친 뒤에야 관련한 입장 표명이 있을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를 두고 12월 말 불출마 선언 가능성도 나온다.

buen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