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룡대전’ 국힘 안팎서 기대감 물씬 [여의도속풀이]

원희룡, 계양을 출마하면 전국 선거 지휘할 이재명 발 묶여
원희룡 출마로 중진 험지 출마론 압박…원 장관 몸값도 상승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년, 내 집 마련 지원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민의힘이 반색하는 모습이다. 총선 국면에서 이슈몰이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발을 묶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스타급 장관이라고 할 수 있는 원 장관의 총선 출마는 전체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이재명 대표라는 야당의 대선 주자와 맞붙는 장면은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

민주당은 원 장관이 계양을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이미 '명룡(이재명·원희룡)대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여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계양을에 묶일 수밖에 없다. 당의 얼굴로 전국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 장관의 출마는 민주당 전체 선거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만약 이 대표가 패배할 경우 차기 대선 가도에도 부담이 된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원 장관 출마를 평가절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대표의 측근인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이 대표하고 한 번 붙어서 정치적 체급을 올리고 대선 후보로 한번 가보겠다는 풍운의 꿈을 꾸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며 "그런데 가장 우선적으로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나 제대로 해결하고 출마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반면 원 장관에게는 계양을 출마는 원 장관 본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야당 대선주자와 맞대결로 몸값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대표와 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향후 정치 행보에도 무게감이 실릴 수 있다.

원 장관에게는 대선 주자로서 체급을 더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당이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 총선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론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원 장관의 결정은 당의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중진 험지 출마론을 두고 주요 대상으로 꼽히는 의원들이 반발하는 등 당내 분란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원 장관이 수도권 험지로 출마하면 다른 중진들에게도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