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채우고 전열 재정비…김기현 체제 총선까지 굳히기 돌입

비대위설·용퇴 요구 잠재워…공관위 띄우고 총선 준비 속도
"지도부 흔들지 말아야" 탄력…혁신위 '불출마' 압박엔 고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만희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1.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연일 거취 결단 압박을 받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공석이던 최고위원에 대구·경북(TK) 재선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을 서둘러 채워 넣으면서 체제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꾸준히 제기된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 대신 김 대표가 주도권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당초 이달 29일로 예정됐던 전국위원회를 엿새 앞당겨 전날 보궐선거를 치르고 김석기 의원을 신임 최고위원으로 선출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실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5·18 민주화 운동과 제주 4·3, 전광훈 목사 관련 발언으로 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호 혁신안으로 당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제안하면서 김 전 최고위원은 징계 취소를 앞둔 지난달 30일 최고위원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김석기 의원의 단독 출마와 조기 선출 절차에 따라 김기현 대표는 내부 선거로 이슈가 분산할 우려를 막고 지도부 공백 사태를 빠르게 안정화할 수 있게 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꾸준히 흘러나온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도 사전에 차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한동훈, 원희룡 장관을 필두로 한 비대위설은 일축한 셈"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도 김기현 체제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 대표적 친윤계로 분류되는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 비공개 자유발언을 통해 "비대위로 지도부를 흔들지 말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 발언을 윤 대통령의 뜻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하태경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이 의원을 두고 "대통령의 메신저로 통하는 분"이라며 "의총에 나오면 무슨 이야기를 하나 약간 긴장한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전날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 밖에서는 (비대위 주장은) 권력 다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다만 인요한 혁신위가 지도부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가운데 김기현 대표의 체제 굳히기가 스스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울산 4선 김 대표의 지역구 출마설을 둘러싼 논란도 연일 거세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기현 대표 울산 출마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데 만약에 울산 출마 선언이 있다면 매우 큰 역풍이 불고 지도부 존립이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김 대표의 결단을 요구하는 혁신위의 압박 수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인 혁신위원장은 전날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을 향해 "일주일의 시간을 주겠다"고 말했다.

앞서 혁신위가 권고한 불출마·험지 출마에 응답이 없을 경우 권고안을 최고위원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것이다. 김 대표 손으로 세운 혁신위 부정은 자가당착일 수밖에 없는 만큼 김 대표 선택에도 이목이 쏠린다.

전열을 정비한 김기현 지도부는 당분간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중순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을 공식화했다. 공천 밑 작업을 위한 당무감사 결과는 오는 27일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