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혁신위 한달…인요한만 보이고 지도부·중진 혁신의지는 사라져
인요한, 당 쓴소리하며 주목 받았지만 혁신안에 지도부는 난색
중진 험지 출마 권고는 잠시 미뤄두고 외연 확장에 집중
-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고(故) 이건희 삼성회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고강도 혁신을 예고한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발족 한 달을 맞았다. 인 위원장은 당에 쓴소리를 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한달 간 쏟아낸 혁신안은 지도부가 난색을 표하며 당 혁신에는 물음표가 달린다.
인요한 혁신위는 '1호 혁신안'으로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당 윤리위 징계철회를 내놨고 일주일만에 지도부 의결을 이끌어내며 당 안팎서 "이번에는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왔다.
하지만 이어진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 불출마·험지출마 권고부터 벽에 부딪혔다. 공식적으로 2호 혁신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장제원 의원 등 대상자로 꼽히는 의원들이 사실상 반발하며 지도부와 불협화음 설까지 흘러나왔다.
인 위원장은 "대통령을 사랑한다면 험지에 나오거나 불출마하라"며 거듭 압박했지만 당내 반응은 현재까지도 '무응답'인 상황이다.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 조기 해산설이 혁신위 내부에서 흘러 나오자 "일부 혁신위원의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지 말라"고 하는 등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대표와 인 원장은 갈등설이 부각되자 면담을 하고 봉합에 나섰지만 정작 갈등설의 중심에 서 있는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 불출마·험지출마는 논의하지 않아 분란의 씨앗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에 혁신위의 혁신 동력도 줄었다는 평가다. 처음 출범 때만 해도 김기현 대표는 '전권'을 위임한다고 했지만, 이후 국민의힘은 전권은 제한 없이 모든 얘기를 해달라는 것이라며 다시 선을 그었다.
또 지도부는 2호(불체포특권 포기·구속시 세비 전면 박탈·현역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 등)·3호(비례대표 당선권 순번 청년 50% 공천 의무화·청년전략지역구의 청년 후보자 공개경선 후 공천 등) 4호(금고 이상 전과자 공천 배제, 전략공천) 혁신안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혁신안에 대해 법 개정이 필요하거나 공천관리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판단을 자체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인 위원장은 외부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대전에서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초청해 강연을 한데 이어 23일에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를 만난다.
인 위원장의 이런 행보는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12월 초까지 논란이 되는 중진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를 미뤄두고 일단 당 외연 확장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지도부도 일정 부분 혁신안을 소화하는 모습이다. 당 총선기획단은 청년들에게 연령대별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 및 낙한 공천 배제에 대한 내용을 의결하고 향후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를 결정하도록 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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