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다가올수록 점점 커지는 '한동훈 역할론'…국힘 구원투수 될까
한동훈, 즉답 피하지만 최근 공개 행보로 눈길
당내선 비대위원장 보다 공동 선대위원장 거론…지역구 출마 관측
- 김정률 기자,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이밝음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 내부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역할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 장관 본인은 아직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한 장관의 행보와 국민의힘 내부 사정이 맞물리면서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 대구를 찾아 총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의견은 많을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한 장관의 부인인 진은정 변호사가 최근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 장관의 정치권 진입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 장관 역할론이 제기되는 배경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안 추진 움직임이 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될 경우 한 장관의 직무는 정지되면서 법무부 장관 공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탄핵소추가 진행되면 사직도 못하는 만큼 탄핵 사태 전 신병을 정리하고 정치권으로 들어오는 안이다. 다만 탄핵의 경우 민주당 내부에서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당장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 총선 전후로 개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재 법무부 장관인 한 장관이 내각 내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크지 않다는 것도 역할론에 힘을 싣는다.
여기에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지지율이 30%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포시 서울 편입, 혁신위원회 구성 등 온갖 방법을 짜내고 있지만 좀처럼 지지율 반등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적 인지도와 두꺼운 보수층 지지를 얻고 있는 한 장관이 정치권에 들어올 경우 휘발성 이슈가 되면서 단숨에 지지율 상승을 이끌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선거 분위기가 여당한테 안좋게 돌아가거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면 한 장관이 등판할 것"이라며 "한 장관이 나온다는 것은 결국 신선함과 지지층 결집을 종합해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장관이 자꾸 거론되는 이유는 이준석 전 대표의 공백을 메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카드"라며 "이 전 대표에게 2030 대표성이 있는데 이준석뿐 아니라 한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에게도 분산돼 있다"고 했다.
엄 소장은 "한 장관에게 중도 확장성이 있다고 본다"며 "국민의힘으로서는 2030 남성 지지를 묶어 놓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 같다"고 했다.
당 안팎의 의견을 종합하면 한 장관의 선택지는 △총선 지역구 출마 △비상대책위원장 △선대위원장 등 정도로 나뉜다.
비대위원장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제기했다. 각각 김기현 대표 체제가 무너지면서 결국 외부 인사로 눈길을 돌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에는 부정적 시각이 크다. 사법부 출신으로 정치에 대한 경험이 일천한 상황에서 비상 상황에서 당을 이끄는 중책을 맡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또 대통령과 당을 이끄는 두 사람이 모두 검사 출신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오히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큰 상황이다. 또는 총선에서 부담을 줄이며 당의 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선대위원장이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런 페이스면 출마 안하기 힘든 구도로 흘러간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 너무 비슷한 이미지고, 그 연속선상에서 확장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동훈 선대위원장 혹은 비대위원장 가능성에 대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동선대위원장은 할 수 있겠지만 정치 경험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한 다선 의원은 한 장관의 출마는 "결국 본인 의지에 달렸지만 밖에선 준비가 돼 있다"며 "요즘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느냐. 공간은 얼마든지 있다. 다만 비대위원장은 아닌것 같다. 현 지도부보고 물러나라는 것인데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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