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다가올수록 점점 커지는 '한동훈 역할론'…국힘 구원투수 될까

한동훈, 즉답 피하지만 최근 공개 행보로 눈길
당내선 비대위원장 보다 공동 선대위원장 거론…지역구 출마 관측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대구스마일센터를 찾아 직원 간담회를 마친 뒤 입구에서 기다리던 시민들의 요청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마일센터는 강력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심리치유와 임시거처 등을 제공해 일상생활 복귀를 지원하는 범죄피해 트라우마 통합지원 기관이다. 2023.11.1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이밝음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 내부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역할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 장관 본인은 아직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한 장관의 행보와 국민의힘 내부 사정이 맞물리면서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 대구를 찾아 총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의견은 많을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한 장관의 부인인 진은정 변호사가 최근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 장관의 정치권 진입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 장관 역할론이 제기되는 배경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안 추진 움직임이 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될 경우 한 장관의 직무는 정지되면서 법무부 장관 공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탄핵소추가 진행되면 사직도 못하는 만큼 탄핵 사태 전 신병을 정리하고 정치권으로 들어오는 안이다. 다만 탄핵의 경우 민주당 내부에서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당장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 총선 전후로 개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재 법무부 장관인 한 장관이 내각 내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크지 않다는 것도 역할론에 힘을 싣는다.

여기에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지지율이 30%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점도 한몫한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포시 서울 편입, 혁신위원회 구성 등 온갖 방법을 짜내고 있지만 좀처럼 지지율 반등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적 인지도와 두꺼운 보수층 지지를 얻고 있는 한 장관이 정치권에 들어올 경우 휘발성 이슈가 되면서 단숨에 지지율 상승을 이끌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선거 분위기가 여당한테 안좋게 돌아가거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면 한 장관이 등판할 것"이라며 "한 장관이 나온다는 것은 결국 신선함과 지지층 결집을 종합해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장관이 자꾸 거론되는 이유는 이준석 전 대표의 공백을 메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카드"라며 "이 전 대표에게 2030 대표성이 있는데 이준석뿐 아니라 한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에게도 분산돼 있다"고 했다.

엄 소장은 "한 장관에게 중도 확장성이 있다고 본다"며 "국민의힘으로서는 2030 남성 지지를 묶어 놓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 같다"고 했다.

당 안팎의 의견을 종합하면 한 장관의 선택지는 △총선 지역구 출마 △비상대책위원장 △선대위원장 등 정도로 나뉜다.

비대위원장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제기했다. 각각 김기현 대표 체제가 무너지면서 결국 외부 인사로 눈길을 돌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에는 부정적 시각이 크다. 사법부 출신으로 정치에 대한 경험이 일천한 상황에서 비상 상황에서 당을 이끄는 중책을 맡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또 대통령과 당을 이끄는 두 사람이 모두 검사 출신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오히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큰 상황이다. 또는 총선에서 부담을 줄이며 당의 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선대위원장이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런 페이스면 출마 안하기 힘든 구도로 흘러간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 너무 비슷한 이미지고, 그 연속선상에서 확장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동훈 선대위원장 혹은 비대위원장 가능성에 대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동선대위원장은 할 수 있겠지만 정치 경험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한 다선 의원은 한 장관의 출마는 "결국 본인 의지에 달렸지만 밖에선 준비가 돼 있다"며 "요즘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느냐. 공간은 얼마든지 있다. 다만 비대위원장은 아닌것 같다. 현 지도부보고 물러나라는 것인데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