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에 빠진 인요한…친윤·중진 반기, 이준석은 창당 가시화
친윤 핵심 장제원 "서울로 가지 않겠다"…사실상 인 위원장 권고에 반기
혁신위, 조기 종료 카드 검토…인요한 "조금 더 기다려보자"
- 김정률 기자, 신윤하 기자
(서울·제주=뉴스1) 김정률 신윤하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자신이 야심 차게 내놓은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에 당 내부에서는 무반응을 넘어 반발의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중도층 외연 확장을 위해 징계까지 해제하며 손을 내민 이준석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쪽으로 기울면서 혁신위 존재감마저 위협받고 있다. 혁신위 내부에서는 조기 종료 카드까지 거론되는 모습이다.
지난 3일 인 위원장의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 이후 당내 분위기는 '무반응'에 가까웠다. 지도부를 포함해 대부분 중진들은 열흘 넘게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혁신위에 전권을 줬던 김기현 대표마저도 "모든 일에는 다 시기와 순서가 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남 중진인 주호영 의원에 이어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인 위원장의 권고에 사실상 불만을 표출했다.
장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4200명이 모인 산악회에 참석한 사진을 올렸다. 그는 산악회에서 "알량한 정치 인생을 연장하면서 서울로 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지난 8일 "서울로 가지 않겠다"며 가장 먼저 혁신위에 반기를 들었다.
당 내부에서는 인 위원장의 권고가 지도부 등 전체가 아니라 한두 명 정도의 희생을 바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상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지도부가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다. 2~3명만 결단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도 전날 MBC라디오에서 "수도권 험지로 와서 도움이 될 만한 사람 이야기다. 모두 다를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며 "능력과 힘이 있으면 힘을 보태라, 현명을 결정을 하자는 뜻"이라고 했다.
하지만 친윤계 핵심인 장 의원마저도 인 위원장의 권고에 반기를 들며 혁신 행보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혁신위 내부 분위기도 조기 종료 카드가 언급되는 등 심상치 않다. 김경진 혁신 위원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혁신위 발족 초기에 혁신위가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면 조기 종료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오갔다"며 "13일 현재 시점에서 활동을 조기 종료하자는 논의나 합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인 위원장과 국민의힘 측은 일단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14일 밝혔다. 혁신위가 다음달 정식으로 당 지도부에 불출마·험지 출마를 정식으로 건의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조금 더 시간을 주면 분명히 움직일 것이라 확신한다. 조금 기다려 줄 줄도 알아야 한다"며 "저는 100% 확신한다.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너무 빨리 달려 나간 느낌이 있다"며 "개인적인 것이니까 시간을 조금 더 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인 위원장이 손을 내밀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 무게를 실으며 점점 더 당으로부터 멀어지는 모습이다. 구체적인 신당 창당 시점 등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총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이 전 대표의 창당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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