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위성정당' 또 나오나…시한 넘기고도 여야는 뒷짐

여 "병립형 비례" 야 "현행 유지, 비례 늘려야" 이견
일부 의원들 '위성정당방지법' 발의에도 실효성 의문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 2023.10.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전민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 법정시한을 6개월 이상 넘겼지만 여야의 선거법 개정안 관련 논의에 진척이 없다. 이에 지난 20대 총선처럼 '꼼수 위성정당'이 또다시 나올 수 있다는 우려와 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주례회동에서 양당 원내지도부에 이번주 내로 선거제 개편 관련 입장을 정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오는 12월12일이 예비후보자 등록 시작일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달에는 여야 합의를 끝내 선거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선에서 후보자와 유권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다.

여야는 앞서 1개의 선거구에서 1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기존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고, 3개 권역별로 비례대표를 뽑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비례대표 의석 수와 할당 방식에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제21대 총선에서 불거진 '위성 정당' 부작용을 막기 위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회귀를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를 위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바람직하며, 비례대표 의석 수 증원이 전제돼야 한다고 본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병립형 비례대표 회귀에 대한 의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 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비례대표 의석 수 50%를 보충하는 구조다. 제20대 총선까지 적용됐던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 수와 상관없이 정당 득표 비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 수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여야가 양당의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로 구성된 '2+2' 4인협의체를 통해 논의를 진행했으나 흐지부지된 상태다.

양당 원내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하지만 여야 셈법도 다른데다 쟁점법안 처리·국정조사와 특검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내부에서 병립형 비례대표 등 논의가 있기는 하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며 "비례의석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지만 변수가 많아서 입장을 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에 정치권에서는 위성정당을 막자는 선거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 선거 종료일 2년 이내에, 지역구 당선인 수가 비례대표 당선인 수보다 많은 '지역구 다수 정당'과 그 반대인 '비례대표 다수 정당이 합당하는 경우, 국가보조금을 절반으로 삭감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거대양당이 '지역구 다수 정당'에 포함돼 위성정당을 창당, 합당하더라도 의석수를 부풀리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참여하는 '금요연석회의'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구에 후보를 내는 정당은 비례대표도 반드시 일정 비율 이상 공천하도록 의무화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정개특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위성정당방지법이 실효성이 있다고 해도 병립형 회귀를 주장하는 여당과 합의로 처리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선거법을 단독 처리할 수 없어 통과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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