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툴 남겼다" "점검툴이다" 여야, 국정원 ‘선관위 보안점검‘ 신경전

민주, 선관위 보안점검 '강서구청장 보선' 고려 의심…위법 지적도
국힘, "정치적 고려 없었다…선거권 중요해 발표" 국정원 답변 강조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1일 내곡동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왼쪽부터 김남우 국정원 기조실장, 권춘택 1차장, 김 원장, 김수연 2차장, 백종욱 3차장. 2023.11.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기범 이밝음 기자 = 여야는 1일 국가정보원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와 함께 진행한 선거관리위원회 보안점검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이 선관위 내부망에 보안툴을 남겨둔 것을 '해킹툴'이라고 부르며 선관위에 대한 해킹 가능성을 의심했다. 앞서 보안점검 결과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정원이 단독으로 발표한 것을 두고도 정치적 고려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정원이 명명한 '점검툴'이란 단어를 사용하며 야당의 해킹 의심을 일축했다. 또한 국민 관심이 집중된 사안을 알린 것으로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는 국정원 입장을 강조했다.

여야는 이같은 이견 속 국정원에 비공개검증위원회 설치를 제안했고, 국정원이 이에 동의하면서 향후 선관위 보안점검에 대한 후속조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서 열린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 후 기자들과 선관위 보안점검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두 사람은 국정원의 선관위 보안점검 이후 남겨진 '점검툴'을 두고 맞붙었다. 이날 국정원은 선관위에 84개의 점검툴을 설치했으며 100% 제거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9월13일 선관위에서 더 이상 접근권한을 부여하지 않아 접근할 수 없게 됐다. 국정원은 접근 금지 이후 잔존파일 존재 가능성을 알려주고 그 부분에 대한 제거 방법을 서류로 직접 통지해줬다. 이와 관련해 선관위와 다 합의된 내용"이라는 국정원 측의 설명을 전달했다.

반면, 윤 의원은 "민주당은 선관위가 찾아서 제거하는 것이 문제있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고, 국정원은 문제없다는 식으로 답변했다"며 "국정원이 선관위를 해킹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관위 보안점검은 전문적 영역이라 양당 간사가 참여하고 양측이 인정하는 전문가를 모아 비공개 검증위를 설치하는 것에 대한 원장의 의견을 물었고 원장은 전적 동의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유 의원은 "국정원에서 '점검툴'이란 명칭을 말했다"며 '점검툴'을 사용했고, 윤 의원은 '해킹툴'이라고 명명하며 서로의 발언을 지적하기도 했다.

두 의원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원이 선관위 보안점검 결과를 발표한 것이 정보통신기반법 제27조를 위반했고, 점검을 함께 진행한 KISA의 역할이 미비했으며, 선관위와 국정원이 따로 결과를 발표한 점을 지적했다. 또한 국정원 발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직전인 10월10일 발표한 것을 두고 정치적 고려가 있었다고 의심했다.

유 의원은 법률 위반에 대한 지적에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동 법률은 담당직원의 비밀유지 의무 관련 규정으로 해당 사항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단독으로 발표한 데 대해서는 "선관위 선거시스템 문제는 선거권에 관한 중요한 문제이고 언론의 지대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결과를 발표했다"는 김규현 국정원장 설명을 전했다.

KISA의 역할에 대해서는 "3명의 전문가가 보안점검을 같이 진행했다"고 밝혔고, 발표시점에 대한 문제제기에는 "선관위 협의과정, 여러 언론에서 제기되는 문제점 등을 보완하다보니 10월10일 발표하게 됐다.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었다"는 김 원장의 대답을 전달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