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혁신위 '대사면' 당내 의견은?…"출발 좋다" vs "내부 총질"

혁신위 '대사면' 안에 지도부 호응…하태경 "혁신위 제안 수락해야"
당사 이준석·홍준표 반발…비윤계 "관심 끄는 부문만 성공"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1차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2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대사면'을 두고 당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지만 당사자들과 비윤계 중심으로는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 위원장 등 혁신위는 지난 27일 열린 첫 회의에서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최고위원 등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를 받은 이들에 대한 대사면을 혁신위 1호 안건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 안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혁신위에서 논의한 후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되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태경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이준석 전 대표 징계 해제 건의를 혁신위가 바로 수용했다"며 "인요한 혁신위 출발이 좋다. 우리 당은 혁신위 제안을 즉각 수용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 체제 당시 혁신위원장을 맡은 최재형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면이란 표현을 쓴 것과 사전 소통 없는 일방적 발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의원은 "사면이란 단어는 죄가 있으나 은혜롭게 용서해 주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며 "징계 이유와 절차가 부당하고 정치적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상대에게는 사면이라는 표현이 불편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당규에는 사면이 아니라 징계의 직권취소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혁신위 1호 안건이 포용하고 화합하겠다는 취지대로 진정성 있는 노력과 소통을 통해서 잘 추진되길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한 친윤계 의원은 "혁신위는 포용과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고, 김 대표가 얘기한 연포탕(연대·포용·화합)에서 못한 이야기를 긁어주는 것"이라며 "우리 지지층에서 흔들리는 사람이 있겠지만 선거는 중도를 향해야 한다. 중도 지향으로 간다는 방향은 잘 잡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 전 대표와 홍 시장은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혁신위 대사면안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서 "우격다짐으로 아량이라도 베풀듯이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킨다"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도 "사면은 바라지 않는다. 장난도 아니고 그런 짓은 하지 마라"며 "해촉도 징계도 모두 수용했고 모욕도 감내했다. 김기현 지도부와 손절한 지 오래"라고 했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에 "그동안 이준석을 쫓아내면 우리 당 지지율 오른다고 하지 않았냐"며 "지금 지지율도 30%로 바닥인데, (그분들의 고견에 따르면) 이준석 들어오면 나락 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이렇게 사면한다면, 그 윤리위는 정말 마녀재판식 징계가 맞았던 것이다. 이렇게 사면할 것이면,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윤리위 부위원장 유상범 의원 간에 나눴던 중징계 모의는 어찌할 것이고, 이준석 쫓아내니 우리 당도 잘된다고 하는 체리따봉은 어찌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지금 이준석을 사면하자는 것은 내부 총질이고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 비윤계 의원은 "혁신위 1차 회의에서 관심을 끄는 부분에만 성공했다"며 "중도나 무당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한 게 뭐가 있냐.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을 더져야 하는 데 그 정도(대사면)로는 중도 있는 사람들의 마음의 문을 여는 정도로는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