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태영호, 주유엔대사에 "英선 손이 대단히 따뜻했는데…"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5일(현지시간) 주미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영국 주재 북한공사로 재임하던 당시 주영국대사로 근무했던 황준국 유엔대사와의 인연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태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황 대사가 그때 영국에서 먼저 다가와 주동적으로 말도 걸어주고 따뜻한 말씀을 해줬다"며 "황 대사가 그때 제 손을 잡아줬는데, 황 대사 손이 대단히 따뜻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태 의원은 "제가 질의하려고 보니깐 이런 생각이 들더라"면서 "그 때는 제가 공사였고 (황 대사는) 대사여서 외교 서열상 저보다 위였기 때문에 예의도 깍듯이 갖추면서 항상 (황 대사를) 대했는데, 오늘 제가 이것(국감 질의)을 어느 정도 세게 해야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국감장에서 웃음이 터졌다.

그는 "어쨌든 황 대사가 지금은 수감 대상이기 때문에 제가 조금 세게 한다고 해도 내심으로는 외교(관) 선배로서 존경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라고 말했다.

이후 태 의원은 황 대사를 상대로 폭풍 질문을 쏟아내 황 대사의 진땀을 뺐다.

그는 "황 대사가 영국에 있을 땐 저나 다른 북한 외교관들을 대할 때 항상 웃고 아주 따뜻한 모습을 보였는데, 최근 국내 TV에 나오는 황 대사의 표정은 대단히 강경하다"며 "혹시 현장에선 그렇게 강하게 나가더라도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를 보고 식사라도 한 번 하자거나 회의장 밖에 나가서 커피라도 하자고 주동적으로 다가간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태 의원은 "아직 없다"는 황 대사의 답변에 "그것은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냐. 아니면 본국으로부터 지금은 강경 기조이기 때문에 북한 외교관들한테 적극적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업무 지시가 내려와서 그러는 것이냐"라고 재차 질의했다.

이에 황 대사는 "그런 지침이 있은 적은 없다"면서 "지금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상당히 북한이 2016~2017년 이후에 강력한 제재 하에 있으면서 많이 위축된 것도 있고, 남북관계에서 또 어려운 점도 있고 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사는 "우리가 스스로 그렇게 하는 것이냐. 영국에 있을 때는 안 그러지 않았느냐"라는 태 의원의 지적에 "(북한) 스스로 기피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앞으로 그렇게 한번 시도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태 의원은 또 황 대사에게 "유엔 회의장이나 복도에서 남북 외교관들이 조우할 때 우리 외교관들이 먼저 다가가 인사하거나 따뜻한 모습을 먼저 주동적으로 보이는 일이 있느냐. 회의장 바깥에서도 완전히 냉랭하게 갈라서느냐"고 물었다.

황 대사는 "아마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고, 태 의원은 "(황 대사와 제가 영국에서 만났을 때도)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할 때였다"면서 "지금 현재 남북관계가 대단히 강대강 (대치를) 하는 상황이지만, 비공식 석상이나 회의장 밖에선 좀 주동적으로 접근도 하고, 그들이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식사도 초청하는 등 적극적인 접근이 있어야 된다"고 주문했다.

태 의원은 지난해 유엔 인권이사회(UNHRC) 이사국 선거에서 한국이 탈락했던 것과 부산 엑스포 유치와 관련된 활동 등도 질문했다.

황 대사는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 낙선에 대해 "너무 많은 선거를 하다보니 우리가 하고 있는 캠페인을 상당히 소진해 버린 측면이 있다"면서 "작년이 좀 예외적이었는데, 이제는 숫자상 정상화해 조정을 했다"고 말했다.

황 대사는 또 부산 엑스포와 관련해선 "유엔에 있는 대사들은 제가 다 접촉을 하고 있다"며 "이제 (각국) 수도를 통해 캠페인을 하는 과정에 수도와 접촉이 어려운 조그마한 나라들의 경우엔 유엔에 나와 있는 대사가 최고위 외교관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게 리마인드를 시키고 캠페인을 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