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쇄신안, 민심 변화에 대한 체질개선이 핵심 과제"

최고위원들 "면피성 대책 안돼"…김기현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 개별면담을 위해 당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비공개 면담 형식으로 전환했다. 2023.10.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이밝음 노선웅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수습 방안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민심의 변화에 대해 우리 당을 어떻게 체질을 개선해서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 것이냐가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들과의 개별 면담을 모두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면서 "여러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여러 의견을 들으면서 어떻게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당을 사랑하는 많은 우리 의원들의 애정을 잘 담아내야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쇄신 방안 발표 시점에 대해선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내용을 정리해 가면서 차후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김병민·김가람·장예찬·강대식 최고위원과 개별 면담을, 조수진 최고위원과는 전화 면담을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과도 별도로 면담했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김 대표에게 전달했다. 다만 주요 쟁점으로 꼽히는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면담 후 기자들에게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입장에서 수도권 민심과 정서,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현 상황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다"며 "국민의힘이 수도권에 있는 국민 마음을 가져갈 수 있도록 변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적당히 넘어가는 면피성 대책이 아니라 누가 봐도 지도부가 어려운 결단을 하고 '먼저 함께 책임지는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는 고강도 쇄신 의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다"며 "책임을 덜 지자, 적당히 뭉개고 넘어가자는 분들의 일부 의견에 대해선 단호히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강하게 드렸다"고 했다.

그는 "이런 준엄한 선거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결과를 위기로 못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다는데 사실 충격 받았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는 쇄신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며 "대표께서도 쇄신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이 분명하시다는 것을 저희가 확인했기 때문에 어떤 결단을 하실지 지켜보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날 일부 지도부 인사들은 김 대표에게 보선 참패에 책임지는 방안으로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일부 최고위원들은 이날 인적 쇄신의 범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김가람 최고위원은 "당연히 책임감은 가져야겠지만,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가 좋은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것이 책임지는 것인지에 대해선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적 쇄신보다는 당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급선무라는 뜻으로 읽힌다.

지도부에서도 쇄신 방안을 놓고 일부 이견을 보이지만 결론이 나면 수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수도권 현역인 강대식 최고위원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이 어려운 난국을 잘 헤쳐 나갈 수 있겠는가, 평소 생각했던 사항들과 주변서 들은 얘기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눴다"며 "당에서 전체적으로 (지도부 책임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면 당원으로선 다 수긍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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