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약과·달고나 '위험한 단맛'…10대 충치, 5년새 30% 급증
2017년 77만명→2022년 100만명…5명중 1명 충치
전문가 "설탕은 충치 직접 유발…단 음식 열풍 우려"
- 이밝음 기자,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한상희 기자 = 최근 과일에 설탕을 입힌 '탕후루'가 유행하는 가운데 10대 청소년 5명 중 1명은 충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과, 개성주악, 마카롱, 흑당, 달고나 등 단맛 간식들이 잇달아 유행하면서 10대 청소년들의 치아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2022년 치과진료인원 및 충치환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충치(치아우식증) 환자는 약 100만명으로 5년 전보다 약 30% 증가했다.
전체 10대 인구 중에서 충치 환자 비율도 늘고 있다. 2017년 전체 10대 인구에서 충치 환자는 14.8%였지만 지난해는 21.8%로 증가했다. 10대 5명 중 1명은 충치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치과 진료를 본 10대 중 충치 환자 비율도 2017년 38%에서 지난해 47%까지 늘었다. 치과를 찾은 10대 2명 중 1명꼴로 충치 진단을 받은 것이다.
전체 연령대 중에서도 특히 10대에서 충치 환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60대 미만 환자 중 2017년보다 지난해 충치 환자가 증가한 연령대는 10대가 유일했다. 전체 충치 환자에서 10대가 차지하는 비율도 5년새 13%에서 16%로 증가했다.
10대 충치 환자의 증가는 최근 단맛 간식의 유행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탕후루가 유행하기 전부터 '당 충전(단맛으로 스트레스 풀기)', '단짠단짠(단 음식과 짠 음식을 번갈아 먹는 것)' 등의 표현이 유행하면서 젊은 층의 당 섭취도 늘었다.
탕후루가 올해 본격적으로 유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0대 충치 환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현직 치과의사는 유튜브 영상에서 탕후루를 먹어본 뒤 "탕후루 유행이 계속된다면 조만간 강남에 집을 살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설탕은 충치를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단 음식 열풍은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며 "먹고 난 후 즉시 칫솔질을 해서 단 설탕 성분이 입안에서 사라지게 하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충치 환자뿐 아니라 소아·청소년 비만과 당뇨, 고혈압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에선 이같은 당 과다 섭취 문제를 질의하기 위해 오는 12일 국정감사에 탕후루 프랜차이즈 '왕가탕후루' 운영 업체인 달콤나라앨리스의 김소향 대표를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이종성 의원은 "정부가 소아·청소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 과다 섭취 문제를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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