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임명안 부결, 거야 힘 과시…총선 주도권 향한 '극단 정치'

민주, 부결 결집 이후 강서구청장 보선 '정국 주도권' 총선까지
국힘, 사법부 공백 책임론 돌리며 정부·여당 발목잡기 비판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대법원장(이균용)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되고 있다. 2023.10.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이균용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6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부결되면서 여야도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에 나서 재석 295명 중 찬성 118명, 반대 175명, 기권 2명으로 부결했다. 35년 만에 두 번째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현실화 됐다.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

민주당이 헌정사 두 번째 사법부 공백 사태를 초래하면서까지 부결을 당론으로 정한 것은 최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따라 당이 분열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부결표로 결집, 거대 야당의 힘을 당 안팎에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기류는 지난 4일 민주당 의총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이 후보자와 관련해 가결 의견을 낸 의원은 없었고, 부결의 당론 결정 여부에서만 의견이 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 여세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이후 총선까지 몰아가겠다는 기세다. 오는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둘 경우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경계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이균용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에서 보여준 야권의 결집을 '거야의 폭거'로 규정하고 사법부 공백 사태의 책임론을 민주당으로 돌리며 고강도 비판에 나섰다.

윤재옥 원내대표 등 당 소속 의원들은 본회의 직후 "입법폭거 사법공백 민주당은 책임져라"라는 구호를 외치는 등 규탄대회를 했다.

특히 이번 사태를 이재명 대표 재판을 앞둔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비판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임명동의안 부결 결정이 나온 직후 "'구속의 강'을 이제 막 건넌 이재명 대표 앞에 놓인 '재판의 강'을 넘기 위한 사법부 무력화 꼼수라면 민심은 민주당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런 대치국면이 국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무산을 비롯해 민주당은 전날 파행을 빚은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양당의 정국 주도권 싸움이 극단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장 이달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는 어느 한쪽은 책임론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또 이달 10일부터는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당시 통계 조작, 대선 조작 의혹 등을 비롯한 각종 문제점을 잡아내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등 윤석열 정부의 문제점을 집중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11월 예산국회를 앞두고 민주당은 내년 예산 총지출을 6% 이상 재조정하지 않으면 야당과 공동으로 새 예산을 준비하겠다고 밝히는 등 예산 윤석열 정부 '건전 재정' 기조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어 연말을 넘어서까지 여야의 충돌은 계속될 전망이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