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악재에 국힘, 강서구청장 선거 총력…"져도 타격 크지 않아"

김태우 후보 선대위에 안철수 상임고문…정진석·정우택 공동선대위원장
윤재옥, 의원들에 다음달 10일까지 선거 지원 독려 공문도 발송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윤재옥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곰달래 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팻말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다음 달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예정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만약 패배할 경우에도 지도부가 입는 타격은 생각보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 수도권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인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전통적으로 야권세가 강한 지역에서 치르는 선거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전 구청장은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강서구청장에 당선됐다. 이후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공무상 비밀누설을 했다는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올해 5월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이후 불과 3개월 만인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다.

당 지도부는 사면 발표 후에도 보궐선거 보궐선거 원인을 김 전 구청장이 제공했다며 무공천 기조를 유지했지만 권영세·정우택 의원 등 당 중진을 중심으로 보궐선거 공천 주장이 제기되면서 결국 경선 과정을 거쳐 김 전 구청장이 당 보궐선거 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내년 4월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는 단순히 구청장 선거를 넘어 여야 정치적 대결로 번진 상황이다. 여야간 치열한 혈투가 예상되는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마지막 공직선거인 만큼 여야 모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장식, 여세를 총선까지 몰아가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번 보궐선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다. 더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불체포특권이 가결되어 이 대표의 구속 가능성이라는 초대형 악재까지 터진 상황에서 이기지 못하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틈타 당 지도부는 강서구보궐선거에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김태우 후보 선대위에는 3선을 지낸 안철수 의원이 상임고문으로 합류하고 강서지역에 충청 출신 인사가 많은 점을 고려해 충청에서 5선을 한 정우택 국회부의장, 정진석 의원도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해 김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김성태 강서을 당협위원장, 구상찬 강서갑 당협위원장과 김 후보와 경선을 치른 김진선 전 강서병 당협위원장, 김용선 전 서울시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다음달 10일까지 보궐선거 지원 활동에 참여하라는 독려가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강서구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당 차원에서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은 승패를 떠나 지도부를 필두로 보궐 선거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 선거를 앞두고 당의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한편, 최악의 경우에도 할 만큼은 다 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 중진 의원은 "구청장 선거에서 진다고 해서 지도부에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과하다"고 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승패를 떠나 지도부가 총력전으로 해야하는 것은 맞다"며 "그런 이후에도 진다면 그건 지도부 책임론이 아니다.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패배시 지도부 책임론이 불가피하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5일 페이스북에서 "내년 총선 수도권 민심을 미리 확인해 보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지는 진영은 메가톤급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번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을 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평가냐, 김태우 개인에 대한 평가냐, 아니면 김기현 지도 체제에 대한 평가냐를 봐야 될 것"이라며 "여기에서 각자 폭탄 돌리기 할 것 같다"고 밝혔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