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계파갈등 최고조' 민주당 분당할까

고성·욕설 오간 의원총회…친명 지도부 가결 색출·징계 예고도
"분당 트라우마 있어 분당 결정 어려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9.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전민 박종홍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로 계파 갈등이 한층 거세진 민주당 내에서 분당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미 '분당의 아픔'이 있는 의원들이 또다시 분열의 길을 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명계는 가결표를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색출과 징계 절차를 예고했다. 대표와 원내대표 부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제 나라 국민이 제 나라를 팔아먹었듯, 같은 당 의원이 자기 당 대표를 팔아먹었다. 적과의 동침이다"라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정적 제거, 야당 탄압의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당행위"라고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비판했다.

친명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비열한 배신행위' '배신과 협잡의 구태정치' '독재 부역자' 등의 거친 언어로 가결 의원들을 비난하며 해당행위로 인한 징계 논의도 예고했다.

전날 밤늦게까지 진행된 의원총회도 고성과 욕설이 오고갈 정도의 격앙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의총에서 친명계와 비명계는 책임론의 범위와 가결 책임 등을 두고 거센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이러다 분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극에 치달은 계파 갈등이 결국 분당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친명계 의원들과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비명계에 대한 탈당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분당이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다수다.

한 친명계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가결 의원들을 '같이할 수 없는 집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지만, 비명계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리가 있겠느냐. 눌러앉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국민의당과의 분당 사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에서 비주류였던 안철수·김한길 전 대표는 주류인 친노와 문재인 당시 대표 체제에 반발해 탈당해 국민의당을 세웠고, 의원 20여명도 함께 탈당했다. 국민의당은 이듬해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호남 지역을 석권하는 등 총 38석을 얻으며 선전했다.

한 중진의원은 "과거 국민의당 분당 사태로 20대 총선에서 호남 전멸이라는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는데, 또다시 분당하겠느냐"며 "결국 국민의당도 소멸하지 않았느냐. 지금도 의원들은 분당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비명계 행보는 분당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당권 탈환을 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