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북상에 정치권도 비상…지역구 챙기기에 팔걷은 여야
수도권보다 먼저 태풍 영향력 드는 영남·제주 의원들 초긴장
지역구 내려가 현장 점검…혹시 모를 사태에 만반 대비
- 김경민 기자,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한상희 기자 = 여야가 9일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의 한반도 상륙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당장 카눈에 직접 영향을 받는 영남·제주 국회의원들은 집중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태풍 상황을 보고 받으며 관련 대응에 전념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도권보다 먼저 태풍 영향력에 드는 영남권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역구로 내려가 힘을 쏟고 있다.
서병수(5선·부산 부산진구갑) 의원은 지역구에 머물며 산사태 위험이 있는 지역 등 취약 지대를 직접 둘러보고 있다. 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물을 많이 머금고 있는 옹벽이나 지난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지역 등을 중심으로 돌아다니며 제대로 예방조치를 할 수 있도록 구청과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번 주 내내 지역구에 머물며 태풍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장제원(3선·부산 사상구) 의원도 오는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친 후 바로 부산으로 내려가 구청을 방문해 태풍 대비 태세를 점검할 예정이다. 장 의원은 뉴스1에 "구청을 중심으로 어제부터 현수막 철거를 시작으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안전 취약 지구 등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24시간 비상가동을 통해 피해를 없애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3선·부산 해운대구갑) 의원 역시 이날 지역구로 내려가 구청 보고를 받은 뒤, 과거 침수 피해를 겪은 가게 등을 직접 돌아다니며 사전 대비 상황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살필 예정이다. 항구를 찾아 어선의 결박 상태도 점검한다. 하 의원은 "태풍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지만, 실제 태풍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는 경우가 간혹 있어서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고 있다"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최대 600㎜가 넘는 비가 예보된 영동 지역도 비상이 걸렸다. 권성동(4선·강원 강릉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각종 재난이 연이어 겹치고 있어 우려된다"며 "강릉시를 중심으로 유관단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공무원들과 힘을 합쳐서 철저하게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인 송석준(재선·경기 이천시) 의원은 "태풍의 강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상황"이라며 "이에 시청 상황실을 방문해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경기도당 각 당협과 서로 긴밀히 협조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반에 대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태풍 소식에 휴가를 취소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홍 시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여름휴가는 어제 하루하고 취소해야겠다"며 "오늘 태풍 대비 차 휴가 취소하고, 사무실로 복귀한다"고 적었다.
카눈이 근접한 제주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도 빈틈 없는 현장 점검에 나섰다.
김한규(초선·제주 제주시을) 의원은 뉴스1에 "도와 시, 교육청, 경찰청 등의 준비 태세를 점검하고 지역구 내 읍면동별 대의원, 당원들에게 지역 상황 공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 결항에 대비해 결항시 신속히 승객들에게 공지가 될 수 있고 대체편이 배정될 수 있게 하는 등 대책을 점검하고 있다"며 "특별한 상황이 발생시 현장에 방문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위성곤(재선·제주 서귀포시) 의원은 통화에서 "카눈에 대비하기 위해 어제부터 지역에 내려와 있다"며 "지역 주민들과 현장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송재호(초선·제주 제주시갑) 의원은 "태풍 왼쪽에 있어 별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정부 차원의 꼼꼼한 대비책 마련을 재차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강력한 태풍 카눈 예고에 어느 때보다 걱정이 크다"며 "작년에 태풍 힌남노 때문에 큰 피해를 입었던 만큼 침수·범람과 강풍에 견딜 수 있는 다각도의 철저한 그리고 현실적인 대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더 이상 인재로 인해서 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있어선 안 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지키기 위해서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경찰, 소방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임무에 최선 다해주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서귀포 남동쪽 약 36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2㎞로 북서진중이다. 카눈의 중심 기압은 970h㎩, 최대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로 강도는 '강', 강풍 반경은 350㎞다. 강도 분류상 강(최대풍속 초속 33~44m)은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위력이다.
카눈은 강도 강 위력으로 10일 오전 9시쯤 경남 통영 인근 해안을 통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거창, 영동, 보은, 증평, 이천, 남양주를 거친 뒤 11일 새벽쯤 북한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보됐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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