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골프' 홍준표, 국힘 윤리위 징계 개시에 "과하지욕"
'훗날 도모 위해 가랑이 밑 기는 치욕 견뎌낸다'
윤리위, 이르면 26일 소명 듣고 수위 결정 예정
- 박기범 기자, 이밝음 기자,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이밝음 신윤하 기자 = '수해 중 골프'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은 20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자신에 대한 징계를 개시하기로 의결한 것과 관련 '과하지욕'(胯下之辱)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과하지욕' 사자성어를 남겼다. 해당 고사성어는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홍 시장에 대한 징계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윤리위는 오는 26일 홍 시장 측 소명을 듣고 이르면 당일 징계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소명은 홍 시장 본인이 직접 참석하거나 대리인이 대신할 수 있다.
황정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국민이 수해로 안타까워하고 노심초사하고 있을 때 집권당 소속 광역단체장은 응당 국민과 함께해야 한다"며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공감능력 부족을 드러낸다면 이는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해당 행위다. 윤리위가 이 사안을 직권상정한 이유도 여기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19일) 홍 시장이 직접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공식 사과하면서 논란 확산을 차단하긴 했지만 윤리위로서는 이미 벌어진 해당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법령을 위반했는지, 정해진 매뉴얼을 준수했는지와 별개로 당원으로서 윤리규정, 규칙 위반은 징계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집중호우로 전국적 피해가 발생한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이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고 반박하면서 비판 여론이 커졌다.
이후 김기현 대표는 홍 시장에 대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고, 당 윤리위는 지난 18일 홍 시장에 대한 징계 개시 여부 안건을 직권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홍 시장은 그 다음날인 19일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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