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발언' 추미애·송영길 전 대표…긴장하는 민주당

추미애, 문 사퇴 종용 폭로…친문·비명·친명 "적절치 않다"
송영길, 태블릿PC 조작설 주장까지…총선 앞두고 당내 우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대표를 지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폭탄 발언'으로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돈 봉투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국정농단 수사 태블릿PC 조작설'까지 주장해 논란이 됐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전직 대표들에 대한 당내 우려는 상당하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 대표를 지낸 추미애 전 장관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직 사퇴를 요구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추 전 장관의 정치적 재기가 폭로의 배경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조국 사퇴 이후 수습과제를 떠안고 2020년 1월 2일 장관직을 맡은 추 전 장관은 2021년 1월 27일 퇴임했다.

추 전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사직서'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저에게 사직의 의미는 촛불 국민에 대한 사명을 다하지 않고 약속과 대의를 저버린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직을 거부했고 사직서를 쓸 수가 없었다"고 적었다.

민주당은 계파를 불문하고 즉각 반발했다. 문재인 정부 출신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본인 뜻으로 법무부 장관을 그만둔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문 대통령이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민들과 민주당이 원하는 방향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추 전 장관을 겨냥했다.

비명계(비이재명계)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 저널'에서 "정치적으로 재기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정치가 비정하다지만, 자기를 장관에 앉혀준 대통령까지 불쏘시개로 써가면서 자기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친명계(친이재명계) 김영진 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YTN 라디오 '뉴스 왕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사이의 인사 문제에 관해서는 사실 비공개고, 서로 그것에 대해서 논하는 것이 적절한 것 같지는 않다"며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난 이후에 회고록에서 나올 얘기"라고 지적했다.

추 전 대표의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추 전 장관과 이재명 대표는 서로 잘 아는 사이기 때문에 러브콜을 보내고 안 보내고 할 사이는 아니다"라며 "현 민주당의 상황, 본인이 상대해 봤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행태에 관해서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고 민주당이 더 잘해야 한다는 충정이었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추 전 장관뿐만 아니라,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낸 송영길 전 대표도 입방아에 올랐다.

송 전 대표는 지난 4월24일 프랑스 파리에서 돈 봉투 의혹으로 귀국한 뒤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일방적으로 출석하면서일방 출석하면서 자신을 조사하라고 요구했지만, 검찰의 거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송 전 대표는 이후 국정농단의 실마리가 된 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의 태블릿PC의 증거 조작 가능성을 언급하며 돈 봉투 의혹 수사의 증거들도 조작됐다는 취지로 주장해 구설에 올랐다. 민주당을 탈당하긴 했지만, 자칫 총선 국면에서 송 전 대표의 설화로 불똥이 튀길 수 있어서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 저널'에서 "증거 조작이 드러날까 봐 최 씨에게 태블릿PC를 돌려주지 않고 있다"며 "돈 봉투 사건 수사와 연결된 것은 아니다. 물론 지금 반부패 수사반부패수사 2부 김영철 부장이 한동훈 계보 같이 참여한 사람"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송 전 대표의 전략은 검찰을 절대 악으로 규정하고 절대 악과 맞서 싸우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은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며 "솔직히 극우 유튜버 변희재 씨하고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지적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