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싱하이밍 발언' 역풍에도 릴레이 방중 강행…배경은?

12일 5명 이어 오늘 7명 출국…여당 외교정책 비판
'시기 아쉽다' 우려…"사전에 계획, 싱하이밍 연관 없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이들은 18일까지 체류하며 중국과 티베트를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에선 중국 정부와 민간단체 인사를 만나고, 티베트에선 박람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2023.6.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12일에 이어 15일에도 중국을 방문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중(對中) 외교를 비판해온 만큼 이를 부각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논란으로 한중 양국 정부간 기싸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야당 의원들의 잇따른 방중은 정부간 외교적 마찰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민주당에 따르면 도종환·박정·김철민·유동수·민병덕·김병주·신현영 의원은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을 향해 출국했다.

이들 의원은 오는 18일까지 중국에 머무르며 정계 인사 등을 만날 예정이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교육과학문화보건위원회 주임위원, 국제 관계 증진 기관인 국제우호연락회 부회장 등과 면담하는 한편 제5회 티베트 관광문화국제박람회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박 의원은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사드 사태로 한한령이 내려졌고 지방 정부 차원에서 교류는 간간히 있었지만 많은 부분 정상화되지 못했다"며 "문화 교류 차원에서 이뤄지는 방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민생경재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홍익표·고용진·홍기원·홍성국 의원도 지난 12일 베이징에 방문한 바 있다. 이들은 중국 측에 한국 기업 불공정 차별 대우 해소, 한국 기업 납품 대금 지급 과정 정상화, 인적 교류 확대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의원은 이날 중 귀국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그간 윤석열 정부의 외교가 미국과 일본에 경도되고 중국의 필요성을 등한시한다고 비판해온 만큼, 의원들의 행보는 정부·여당의 '외교 실정'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중국 정부의 태도가 마땅치는 않다"면서도 "국익을 지키기 위해 (중국과) 공동 협조할 방향을 찾아내는 게 더 중요한 일 아니겠나. 그게 바로 외교"라고 밝힌 바 있다.

싱하이밍 대사는 지난 8일 이 대표와 중국대사관저에서 만나 "중국 패배 배팅은 잘못"이라며 15분 동안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해 '내정간섭' 논란이 일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13일 "(조선) 국정을 농단한 (청나라) 위안스카이를 떠올린다는 사람들이 많다"다며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민들이 아주 불쾌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싱 대사에 대한 '조치'를 중국 정부에 요구했지만, 사실상 거부당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방중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비판 여론에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의원들의 추가 방중 소식에 "중국 돈을 받아 나라를 팔아먹는 짓을 하고 있다"거나 "뇌물 외유가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내에서도 '시기적으로 아쉽다'는 우려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중한 의원들은 해당 일정이 싱 대사 발언 이전부터 계획된 것이며 경제·문화 교류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도 의원은 이날 출국 전 "당에서 '상황이 이런데 꼭 지금 가야 되느냐'는 우려를 표명했다"면서도 "저희만 초청받은 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정치·외교·국제단체 관계자들이 초청돼 있다. 싱 대사 (사안과) 연관지어 지금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 대책위 관계자는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의원들에게 '하나의 중국' 원칙은 포기할 수 없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강조했다는 소식과 관련해 "중국은 모든 나라와 수교할 때 그 원칙을 확인한다. 별도로 이번 (싱 대사) 건과 관련해 한 게 아니다"라며 "(쑨 부부장은 실제로는) '우리도 한국 관계가 조금 어렵지만 잘 되길 희망하고 계속 소통과 교류의 노력을 하겠다'는 긍정적인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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