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서거 14주기, 세월에 분파된 '친노'…盧 사람들 뭐하나

문재인 퇴임과 함께 영향력 크게 줄어…일부는 아직도 영향력 과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3.5.2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은 가운데 그의 정치적 동지였던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폐족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던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입지도 문 대통령 퇴임과 함께 크게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친노세력들은 여전히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책임 총리'를 지내며 노 전 대통령의 개혁 정책을 뒷받침했던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 압승을 견인했다. 다만 7선인 이 전 대표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2선으로 물러난 상태다. 민주당의 상왕으로 불리던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도 여전히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우광재, 좌희정'의 희비는 엇갈렸다.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이광재 전 의원은 부침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회 사무총장을 맡아 승승장구 중이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제17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해 2008년 재선에 이어 2010년 강원도지사에 당선됐지만, 2011년 '박연차 게이트'로 지사직을 상실한 후 10년간 야인 생활을 해야 했다. 문재인정부에서 특별사면 돼 선거권을 되찾고 10년만에 국회 재입성에 성공, 3선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의 왼팔로 불리며 한 때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됐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경우 여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돼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3년 6개월의 유죄 판결을 확정받고 지난해 만기출소했으나 정치적 재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참여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내며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호위무사'로 불렸던 유시민 작가는 지난 2013년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제5대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역임한 유 작사는 각종 시사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여전히 대중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4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의 모습. 2023.5.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경남 김해을 지역 국회의원으로, 1년 뒤 지방선거에서 최초로 민주당 소속 경남지사에 당선되며 유력 대선주자로 까지 거론됐었다. 하지만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얽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만기출소를 5개월 앞둔 지난해 12월 특별사면됐다. 김 전 지사는 조만간 영국으로 1년간 출국할 예정이다.

친노 원로 중 참여정부 초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정치권 원로로 당 안팎에 쓴소리를 쏟아내며 유일하게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제20대 총선에서 6선에 성공하고 국회의장까지 오른 뒤 정계를 은퇴했다.

친노 대모로 꼽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여전히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다. 참여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을 지내고 이어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에까지 올랐던 한 전 총리는 2010년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이어 대법원에서 불법 정치자금 혐의가 확정, 징역 2년 형을 받고 지난 2017년 8월 만기출소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들인 전해철·김종민·박재호·전재수·최인호·황희·강병원 의원 등은 현재 국회의원으로 활약 중이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