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재명 봐, 비리에도 버티니 진영결집…김기현 흐지부지, 당 무너져"

이준석은 모질게 징계, 망발 더 한 김재원은 그냥 두고
이준석 타고난 사람, 이제 풀어줘야…착각하고 덤볐지만

2022년 5월 27일 오후 경북 구미 선산시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김장호 구미시장 후보 선거유세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가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News1 DB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소신과 철학이 없어 당이 서서히 무너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그 예로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반대' 등의 발언을 한 김재원 최고위원을 엄하게 다루지 않은 점을 들었다.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선 "좋아하는 사람으로 아주 똑똑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자기가 잘나 대표가 됐다는 착각을 했다며 "착각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아주 괜찮은 재목이기에 이제는 풀어줘야 한다며 내년 4월 총선에서 크게 활약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31일 오후 공개된 주영진 앵커와의 'SBS 뉴스브리핑'에서 자신이 김재원 최고위원 '제명'을 요구한 일에 대해 예전 사사건건 자신을 물고 늘어진 것에 대한 구원 때문이었다는 일부 분석과 관련해 "나는 개인적인 감정이나 개인적인 호의를 가지고 정치하지 않았다. 옳고 그름을 서로 말 못하고 쉬쉬하고 있으면 정상적인 사회, 정상적인 정치가 아니기 (때문에 말했을 뿐이다)"고 했다.

이어 "정치를 그냥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가면 정당이 서서히 무너진다"면서 "김기현 대표는 소신과 철학이 없다. 소통은 하지만 결단력이 있어야 되는데 그걸 안 보여주니까 당이 각광을 못 받고 흐지부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한번 보라. 온갖 비리에 쌓여 있어도 뚝심 있게 버텨나가니까 자기 진영의 사람은 흩어지지 않는다"며 "그냥 이래도 좋다, 저래도 좋다는 당 대표가 있으면 당원들이 과(흉)를 본다, 살피고 엿보다는 건 자기 정치가 없는 것"이라고 김 대표를 꼬집었다.

그런 김기현 대표의 성향을 보여준 사례가 김재원 최고위원 부적절 발언 건을 징계하지 않고 넘어간 것이라는 홍 시장은 "이준석 대표가 대표 하고 있을 때 얼마나 모질게 대들어서 징계를 했는가. 그때보다 더 망발을 했는지도 모르는데 그걸 어떻게 넘어가나, 그러면 다른 사람이 똑같이 또 하면 징계할 수 있겠는가"라고 입맛을 다셨다.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선 "저는 이준석 대표를 좋아한다. 상당히 타고난 사람이다"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했다.

2021년 6월 19일 당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인뎁스조사 결과 국민보고대회'에서 이준석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다만 "이 대표가 착각을 했다"며 "당원들이나 연세 드신 분들도 정권교체를 위해서 필요한 게 젊은 층이라고 판단, 이준석을 뽑았는데 이준석 대표는 자기가 잘나서 된 줄로 착각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런 시류 때문에 뽑혔으면 정권교체할 때 그런 스탠스로 나가야 되는데 이준석 대표는 '제갈량 비단 주머니'를 윤석열 후보한테 주니 안 주니라고 했다"며 "그땐 (많은 사람들이) 정권 교체 때문에 할 수 없이 참고 간다며 (이 대표를) 깔보고 있었는데 본인만 몰랐고 지금도 그렇다"고 쓴소리했다.

홍 시장은 "천방지축 날뛰는 건 당과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는데도 정권교체 후에도 착각을 하고 덤볐다"라며 "내가 그러지 말라고 '아니다. 착각하지 마라'고 몇번 이야기했다"고 알려지지 않은 내용까지 공개했다.

홍 시장은 "이준석 대표가 요즘 언론에 나오는 건 잊히는 게 겁이 나서 그럴 것이다. 그래서 좀 자극적인 말도 한다. 이걸 '또 그런 말 한다'고 발끈하지 말고 어른들이 어른답게 받아줘야 된다"며 "이준석 대표는 아주 영민한, 똑똑한 사람이다. 괜찮은 사람이니까 저런 식으로 옥죄면 안 된다. 이제는 풀어줘야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buckbak@news1.kr